"5천만원을 드릴 테니 멧돼지와 고라니 좀 잡아주세요."
영양군은 11월 16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4개월 동안 수렵장을 운영하면서 이 기간 중 멧돼지와 고라니를 잡은 엽사에게는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수렵장을 운영하면서 엽사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영양군이 포상금까지 지급하면서 멧돼지, 고라니 포획에 나선 것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으로 수렵장을 개장했으나 멧돼지와 고라니 개체 수는 오히려 늘었고,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군에 따르면 고라니 서식 밀도는 2006년 100㏊당 14.2마리에서 2007년에는 10.8마리로 줄었다가 올해는 13.3마리로 다시 늘었다. 고라니로 인한 배추 등의 농작물 피해 면적도 지난해 1만2834㎡, 2천800여만원에서 올해는 현재까지 10만600여㎡, 1억5천2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양군은 산림이 전체 면적의 86%를 차지하는 산촌지역으로 대부분의 농지가 산림과 인접해 있어 야생 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어느 지역보다 큰 곳이다.
영양군 권명달 산림보호 담당은 "지난 3년간 연속해 수렵장을 운영, 고라니 등의 서식 밀도는 줄었으나 지난해 인근 안동시와 청송·봉화군이 지난해 수렵장을 개장함에 따라 일부 동물이 수렵을 하지 않는 영양지역으로 피신해 올해 그 피해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고라니 고기는 잘 먹지 않는데다 엽사들 사이에서 '고라니를 잡으면 재수 없다'는 속설이 퍼져 있는 것도 고라니 서식 밀도가 줄지 않는 요인인 것 같아 포상금을 내걸게 됐다"고 말했다.
수렵장은 야생동식물보호구역 등 수렵금지구역을 제외한 영양군 전체 6개 읍·면에서 운영되며 29일부터 이용 신청을 받는다. 군은 수렵인 대상으로 멧돼지, 고라니에 한해 총 5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며, 11월 8일부터 선착순 600명을 모집한다. 포상금은 수렵이 가능한 조수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적색포획승인(4개월간 이용료 40만원)을 받은 사람에게는 멧돼지의 경우 마리당 2만원, 고라니는 마리당 6만원을 읍면사무소에 신고 및 확인과 동시에 통장으로 지급한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멧돼지, 고라니 퇴치를 위해 수렵기간 동안 군직영 청소년수련원을 장기 이용할 경우 30%까지 할인혜택이 주어지며, 관내 숙박업소도 할인 행사에 동참한다"며 "겨울철 농한기 때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렵 관련 문의 영양군청 산림축산과 054)680-6312.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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