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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자존심 밟았다"…'꼴통 발언' 정치권 발칵

국회의원 일제 비난…시·도의회도 "즉각 사과" 요구

대구시의원들이 15일 오후 대구시의회 회의실에 모여 대구경북시도민을
대구시의원들이 15일 오후 대구시의회 회의실에 모여 대구경북시도민을 '보수꼴통'이라고 표현한 권영길 김상희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민주노동당 권영길·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15일 대구시·경상북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대구경북은 보수꼴통'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에서는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지역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대구시·경북도의원, 지역의 한나라당 당원들도 두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국회의원이 특정 지역 시·도민을 보수꼴통이라고 얘기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경북 시·도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이 발언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우파의 가치를 지지하는 것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선택일 뿐이다. 두 의원들은 호남에 가서는 뭐라고 얘기할 것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속기록 발언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대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기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도 "두 의원의 발언은 대구경북의 정통성과 명예를 심히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이끈 중심지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의 현대화에 미친 영향력을 왜곡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의회(의장 도이환) 의원들은 이날 오후 별도의 성명서를 통해 두 의원의 발언을 강력 비난했다. 시의원들은 "두 의원의 지역 모독 발언에 550만 시·도민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즉각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들이 편향된 인식을 근거로 시정잡배들이 사석에서나 농담으로 사용하는 '꼴통'이라는 말을 공개석상에서 했다는 것은 평소 대구경북을 무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대구경북이 낙후된 원인은 지난 정권에서 대구를 철저히 소외시킨 탓"이라고 주장했다.

경북도의회(의장 이상효)도 이날 63명 도의원 전원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도의원들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자긍심과 명예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언사"라며 "두 의원은 무책임하고 도발적인 망언을 사죄하고, 소속 당 대표의 책임 있는 사과와 국회 차원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경북도당도 두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나라당 대구·경북 당원 명의로 배포한 성명서에서 "두 의원의 발언에서 가소로움을 느낀다"며 "국민의 세금을 받고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대구경북을 보수꼴통 도시'라고 한 망언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을 반민주적이고 반시대적인 사람들로 치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매도하는 것은 정치의 '정'자도 알지 못하고 마치 자신만의 알량한 지식이 최고인 양 떠드는 안하무인에 지나지 않는다"며 "두 의원은 시·도민 앞에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철회하고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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