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79) 전 대통령의 대구 나들이가 '추징금 300만원' 납부와 맞물려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이달 9~13일 4박 5일 일정으로 대구공업고등학교 동문회 행사에 참석했는데 동문회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남달랐다. 동문들은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대구공고 졸업 30주년 기념 사은의 밤' 행사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팔순을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이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은 직접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문 후배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300만원의 강연료도 받았다.
또 총동문회 체육대회가 열린 10일 학교 곳곳에 올해 팔순을 맞은 전 전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는 플래카드가 나붙었고, 동문들이 운동장 바닥에 엎드려 전 전 대통령 부부에게 큰절을 하기도 했다. 대회 본부석은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으로 장식됐고, 지역 국회의원 등이 부부를 맞았다.
총동문회 관계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우리 모교가 낳은 대통령인데다 존경받는 선배여서 해마다 비슷한 행사를 벌여왔다"며 "전 전 대통령이 매년 한두 차례 이상 동문회 행사에 참석해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11일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딴 '각하배 골프대회'에도 참석했다. 이날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장세동 씨 등 측근, 동문 240여 명과 함께 경북 경산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긴 뒤 이튿날 경북 예천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각하 초청 동문 친선 골프대회'에도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 전 대통령의 대구 나들이에 네티즌들의 시선은 따갑다. 동문회에서 받은 300만원의 강연료가 추징금 강제 징수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거세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2천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뒤 자진 납부나 강제 집행을 통해 530여억원을 변제했지만 미납액이 전체 추징금의 76%에 해당하는 1천672억원에 이르고 있다.
전 전 대통령과 관련한 동문회 행사가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총동문회 체육대회 당시 대구공고 측은 본관 건물 1층 현관에 '모교를 빛낸 동문'이라며 가로 61㎝, 세로 90㎝짜리 전 전 대통령의 사진과 대통령까지 지낸 약력을 내걸었다가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문회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동문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아주 자랑스러운 동창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총동문회 차원에서 벌이는 자체 행사를 놓고 외부인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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