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참 힘들었지만 학교 구성원 모두가 발로 뛴 결과인 것 같습니다."
영남이공대학 이호성 총장. 최근 인턴 교육 협력을 위해 2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을 다녀온 그는 공항에서 기분 좋은 소식을 접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전문대 취업률에서 영남 이공대학이 전국(졸업생 2천 명 이상) 2위를 차지한 것. 건강보험 DB를 근거로 한 영남이공대 올해 취업률은 67.5%. 1위 대학과는 9명 차이로 2위를 했다.
"지난해 2월 총장으로 취임할 때 건강보험 DB 기준 취업률이 51%였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대단한 성과를 거둔 셈입니다." 영남이공대가 취업률에서 명문 전문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변화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이 총장의 각오에서 시작됐다.
그는 취임과 함께 총장 집무실을 취업 지원실로 변경했다. 취업 담당 교직원이 상주하며 매일 구인 정보를 수집하고 학생 개개인의 취업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자신의 방을 내놓은 이 총장은 곧이어 교육 및 취업 시스템을 바꾸기 시작했다.
매출 1천억 이상 기업에 대해 취업 전담 교수를 배치하고 자격증 취득 및 어학 실력 향상을 위해 방과후 교실(?) 운영에 들어간 것. 또 학생별로 담당 교수제를 지정해 학업 상담과 취업을 돕도록 했으며 방학 중에는 장학금을 주며 '방학 학기'를 도입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1천 명 정원으로 어학과 자격증 취득반을 개설했습니다. 참가 학생에게는 점심 무료 제공과 7만원씩의 교통비를 지급하고 성적이 좋으면 20만~30만원의 장학금까지 지급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말고 공부를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과연 '1천 명'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방학 중에 학교를 올 것인가라는 걱정은 우려로 끝났고 올 여름방학 중에는 2천 명의 학생이 '방학 학기'에 참가했다.
이 총장은 "전문대 진학 학생들의 가정 형편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가 재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는 '영남이공대'가 대구가 자랑할 수 있는 '직업 전문 대학'으로 성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외국의 명문 전문학교는 일반 대학보다 학비가 훨씬 비쌉니다. 우리도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전문대로 U턴하고 있어 앞으로 준비만 잘 한다면 전문대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올해 '박승철 헤어과'를 신설한 이 총장은 이번 해외 출장 동안 비달 사순 등 명문 헤어 및 패션 전문 학원들을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왔다.
"올해 130명의 졸업생이 미국과 일본 등에 해외 인턴으로 진출했습니다. 내년부터는 해외 인턴 수가 서너배 이상 증가할 것입니다."
한편, '명품 전문대'를 목표로 이 총장은 2011년도 입학부터 전문대로서는 드물게 '최저 학력제'를 도입했다.
대다수 전문대들이 정원 미달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영남이공대의 선택은 '무모'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대학은 거품이 많습니다. 학습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학생들이 많죠.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을 모아 제대로 교육을 시키겠다는 뜻으로 '최저 학력제'를 도입했습니다. 이 같은 취지로 올해부터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 계열 우수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실이 강화되면서 영남이공대는 취업률뿐 아니라 교과부가 평가하는 각종 사업에서 전국 최상위를 기록하면서 학생 1인당 국비 지원액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그는 "내년부터는 현장 실습 강화를 위해 교과 과정이나 교수 임용 제도의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라며 "전문교육 강화를 위해 2년제를 3, 4년제로 확대하고 교수도 이론과 실습 위주로 나누어 임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후 정말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이 총장은 "벤치마킹을 위해 우리 학교를 찾아오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영남이공대가 대구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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