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드라큘라의 원조 배우 '벨라 루고시'

"피는 생명이라오!" "나는 마시지 않소. 와인은'''."

영화 '드라큘라(1931년)'에 나오는 명대사다. 지금까지 수많은 흡혈귀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그만큼 공포와 괴기, 짜릿함을 주는 공포영화는 없을 것이다. 헝가리 출신의 성격파 배우 벨라 루고시(1884~1956)가 주연을 맡았기에 영화사에 길이 남게 됐는지 모른다. 영화에 출연할 때 배우로서는 환갑 진갑이 다 지난 49세의 나이였다.

1884년 오늘, 헝가리에서 태어나 배우생활을 하다 좌우 대립에 휘말려 망명자 신분으로 독일을 거쳐 뉴욕에 정착, 연극을 하며 살던 무명이었다. 그만큼 적합한 배우도 없었다. 드라큘라 백작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거친 동구권 액센트의 영어를 썼고, 강렬한 눈빛과 차가운 인상을 갖고 있었다. 미녀들의 목에서 피를 빨때 드러내는 긴 송곳니를 제외하고는 분장도 크게 필요없었다고 한다.

여러 편의 영화에서 흡혈귀 역할을 맡았으나 만년에는 저예산영화에 출연하다 가난에 쪼들려 마약 중독자가 돼 죽었다. 그래도 팬들에게 '드라큘라'로 영원히 기억되길 원했다. 죽을 때 유언에 따라 '드라큘라'에서 썼던 검은색 긴 망토를 입은채 묻혔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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