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각종 전시·공연·행사 등을 두루 소개하는 월간 '대구문화'(발행인 박창대)가 11월로 지령(誌齡) 300호, 창간 25돌을 맞이한다. 1985년 12월 창간한 '대구문화'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발행하는 종합 문화예술잡지로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발행하는 문화 관련 책자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창간 초기를 제외하고는 대구권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문화행사(전시·공연 등)를 기록하고 소개해왔다는 점에서 '문화예술 종합자료집'으로서도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문화'는 1985년 창간 당시 대구직할시가 발행했으나 1992년 3월 통권 76호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발행하고 있다. 2005년 12월에는 20주년 특집호 및 DVD를 제작해 그때까지 발행한 '대구문화'의 모든 내용을 담았다. 1985년 창간 당시에는 28면으로 제작했으나 2009년부터 56면으로 증면했다. 2010년 11월에는 통권 300호 특집호를 비롯해, 지금까지 대구문화에 실렸던 모든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목차색인집도 발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대구권 공연장과 전시장 연락처도 게재된다.
◆ '이태수 문화산책' 최장 연재
대구문화가 가장 많이 다룬 특집기획물은 지역의 문화예술 인사들의 의견을 모아 수렴한 '예술좌담'으로 1998년부터 월 1회 혹은 비정기적으로 지금까지 다루고 있다. '예술좌담'에서는 굵직굵직한 대구경북의 문화예술행사 진단을 비롯해 지역 문화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 각종 축제의 개선 방향, 장애인 문화, 지역의 사찰 기행, 대구의 극장 어제와 오늘, 분장의 세계, 예술의 재발견, 기업의 문화에 대한 애정과 투자, 대중의 문화 콘텐츠 소비경향 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가장 오랫동안 연재됐던 정기 코너는 전 매일신문 이태수 논설위원의 '이태수의 문화산책'으로 1989년 7월 시작해 1996년 12월까지 7년 5개월 동안 연재됐으며 대구권에서 활동하는 화가, 시인들의 작품과 그들의 예술정신을 깊이 있게 짚어냈다. 연재 내용 중 일부는 필자가 단행본으로 묶어 출판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오래 연재했던 것은 신석필 화백의 '고대 한국인의 발자취'로 1989년 12월부터 1996년 10월호까지 6년 10개월 동안 연재됐다. 이외에도 '콩트로 읽는 대구 예술계 야화' '오페라 이야기' '대구 근대건축 이야기' '주제를 정해 사진을 찍자' '옛날 영화를 보러 가다' '옛날 옛적에 대구는…' '별자리와 함께하는 문화여행' '가슴으로 보는 문화재' '미술관의 변용' '예술의 향기가 묻어나는 도시를 가다' 등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이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표지로 가장 많이 실린 소재는 화가들의 작품이다. 창간 초기에는 공연 장면이나 조선시대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지만 1987년 1월부터 1999년 3월까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의 작품만 표지로 실어 화가들이 좋아했다. 미술 작품 중에서는 평면 회화가 104회로 가장 많이 실렸다. 다음으로 사진(15회), 시각 디자인(10회) 등이다. 최근에는 월별 주요행사 장면 및 이미지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문화예술 밀착·시민 밀착 강화
2000년부터 '대구문화' 편집장을 맡아온 임언미 씨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더욱 강화된 지역 문화예술 밀착형 잡지로 거듭날 것" 이라며 "대구의 문화예술의 장점을 발굴하고 알리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임 편집장은 특히 "대형 자본을 앞세운 공연물에 밀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지역 예술인들을 더 많이 조명하여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지역의 예술인들이 더욱 열심히 창작에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의 가장 큰 장점은 대구권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일목요연하게 싣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또 우편배달은 물론 시내 주요 서점에서도 쉽게 대구문화를 구할 수 있고 웹진(artcenter.daegu.go.kr),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cu1985), 트위터(@daeguculture)와 페이스북(daeguculture) 등에서도 대구문화를 접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문화예술 행사의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대구문화'의 제작 인프라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부족한 제작 인원이 단적인 예이다. 초창기 제작 인원이 4명이었는데 각종 행사가 급증하고 발행 면수가 훨씬 늘어난 현재는 정규직 2명에 인턴기자 1명으로 오히려 인원이 줄었다.
'대구문화' 발행인 박창대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대구문화가 지금까지 지역의 문화예술 정보를 충실하게 담아왔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부족한 예산(6천만원)을 1억원 정도로 증액해 내년부터 발행 부수와 면수를 늘리고 우편료만 내면 받아볼 수 있는 정기회원도 늘릴 계획" 이라며 "인력도 보충해 소외된 지역 예술계층을 발굴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