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시작한 솔라시티 대구의 비전은 계속되고 있고 세계적인 종주 도시로서 그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 차원에서의 노력을 제도화한 솔라시티 총회는 2004년 대구에서 시작되어 2006년 영국 옥스퍼드, 2008년 호주 아델라이드, 2010년 중국 더저우시(德州市)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와 열기가 갈수록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 14일에서 17일까지 더저우시에서 개최된 제4회 세계솔라시티총회에 참가한 많은 세계인들은 사업의 거대한 규모와 계획에 압도당했다.
도시 전역에 이르는 50㎞를 다양한 모양의 태양광 가로등으로 장식했고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한 유토피아 솔라밸리는 솔라호텔, 솔라산업단지, 솔라주택단지, 솔라대학, 솔라R&D 센터, 솔라박물관, 솔라전시관 등이 큰 규모로 건설된 신도시였다. 큰 틀은 이미 다 갖추어져 있어서 내실을 기하면 유명 지역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신재생 에너지를 더저우시의 핵심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은 이미 실행되고 있었고 5천 명이 넘는 총회 참석자 앞에서 산둥성은 물론 중앙정부로부터 솔라시티(中國 太陽城)로서 공식 지정받는 행사도 거행했다. 중앙정부의 장관들은 물론 대구총회 당시 한국의 국무총리와 산둥성 총영사관도 초청해서 지켜보도록 했다.
대낮부터 도심에서 축하 불꽃놀이를 하고 저녁에는 중국 최고 예술단을 초청하여 공연을 하는 등 온 도시가 요란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실상은 마지막 날 세계솔라시티총회 사무국을 더저우시에 유치하겠다고 하며 매년 솔라 엑스포 및 솔라 아시아(SunAsia)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세계종주도시를 겨냥하는 대국의 도전을 느꼈다. 우리가 하려는 것을 다 흡수하려는 듯했다.
그래도 솔라시티 대구시의 영향력과 리더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더저우시를 비롯해 기존 솔라시티 총회 유치 도시들의 기본 내용은 모두 대구시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회의, 학술회의, 비즈니스와 시민포럼, 전시회 등의 5가지 기본 틀은 물론이고 세계솔라시티총회 로고, 깃발까지 모두 우리가 만든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발표된 솔라시티 50년 계획과 2013년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의 동영상 등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구시에서는 해외 담당 부시장을 비롯한 5명의 대표단이 참석하였다. 대구시 하면 최고라는 표시로 엄지를 치켜세워 준다.
기후 변화와 자원고갈 문제를 도시 차원에서 미리 내다본 우리 시는 이미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리더 도시가 되었는데 해야 할 일이 많다. 혁신도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와 낙동강개발 사업 등의 사업에서 그린 신재생에너지 시설의 설치, 산업체 유치 등이 연계되어 잘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 특히 세계에너지총회를 앞두고 솔라시티 대구를 상징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 세계솔라시티총회의 사무국 유치도 의미가 클 것인데 전 지구적 확산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빠른 변화 속에서 지속적인 리더가 되려면 사명을 함께 공유하는 시민들이 많아져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구호가 아니라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구체적인 시민생활과 경제구조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더저우시는 대구시보다 아직 소득이 낮은데도 미래를 내다보면서 비싼 시설을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대구시가 낳은, 대구의 지식 자산인 솔라시티 운동은 온 세계인이 추구하는 큰 과제가 되었고 세계적인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시민, 기업 및 학계 등 많은 분야에서의 노력이 결집될 수 있도록 협력 채널을 만들고 시가 만든 솔라시티 50년 계획도 잘 다듬어 신재생에너지기술, 신경제도시, 생태문화의 비전이 제도화되도록 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사명감을 주면서 이러한 사업이 도시에서 세계에 걸쳐 실천되도록 하려면 적극적인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는데 지금이 그러한 때다.
김종달(경북대 교수·대구솔라시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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