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위를 하는 과정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들이 SK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들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우승보다는 2, 3년 후에 팀을 더 강하게 만들어서 우승하겠다."
4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 탈환에 나선 삼성 선동열 감독은 19일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로 참패를 당한 후 '필승' 대신 '장밋빛 미래'를 택했음을 비유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다섯 번째 우승을 바랐던 대구 야구팬들은 SK의 벽에 가로막힌 삼성의 초라함과 투지를 보이지 못한 선수들의 플레이에 울화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종전 혈투를 벌였던 준 플레이오프(PO)와 플레이오프로 달궈졌던 야구 열기도 단번에 꽁꽁 얼어붙었다.
2010 한국시리즈는 프로야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치고는 너무나 싱겁게 끝났다. 피 말리는 접전의 연속이었던 두산과의 PO 5경기를 치르며 업그레이드된 듯했던 삼성의 전력은 곳곳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삼성은 소극적인 플레이와 승부처마다 반복되는 실수로 정규시즌과 PO에서 쌓은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1차전, SK 선발 김광현을 무너뜨리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가장 다급한 순간 벤치는 4개월간 공을 놓았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리는 패착을 뒀다. 4대5 상황에서는 신인급인 이우선을 내면서 단번에 시리즈 전체 승부의 추가 SK쪽으로 기우는 실수를 범했다. 2차전에서는 선두타자가 출루하고도 도루 실패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장면이 수차례 나왔고 3차전에선 벤치의 보내기 번트를 박한이가 대지 못하며 2루 주자가 객사하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지며 천금같이 잡은 동점기회를 무산시켰다. 철벽 마운드를 자랑했던 정현욱과 권혁은 피로누적과 컨디션 난조로 포스트시즌에서 철벽 불펜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대교체를 이룬 타선은 한 번도 화력을 뿜어내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이 재임 중 주축을 이룬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등 중심타선은 한낱 종이 사자에 불과했다. 벤치도 경기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노련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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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은 5년 재계약을 한 올해 김상수·이영욱·오정복·정인욱 등을 앞세워 젊어진 팀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냈지만, 마지막 무대에서 빛을 잃었다. 일찌감치 2위에 만족한 결과다.
지역 야구팬들은 투지를 불태우는 대신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선택한 삼성의 한국시리즈를 보며 "2, 3년 후에 가능한 우승을 보기 위해 비싼 표를 구입해 야구장에 가고, TV를 보며 목청껏 응원한 것이 아니다"면서 "삼성은 이미 숱하게 2등을 한 팀"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영상취재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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