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기숙학교의 고등학생 하노는 지겨운 수업을 받으면서 무언가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하노는 자신이 열일곱 살이 됐을 때 이미 누군가 자신을 한 시절에서 다른 시절로 옮겨놓은 것 같다고 느낀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발 딛고 선 이곳은 어디인지 어느 것도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는 독서에 탐닉한다. 어린이도, 어른도 아니기 때문에 존재감이 희미하다고 느끼는 하노는 밤마다 침대 커버를 둘러쓰고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며 하노는 그의 내부에서 뭔가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는 탐욕스럽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본다. 하노의 지적 호기심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그가 접하는 음악과 미술, 시를 읽게 된다. 하노는 열여섯 살의 어린 소녀 디아나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낀다. 그리고 교수의 부인인 마르타와의 사이에서 혼란과 혼돈에 빠지고 만다.
이 책은 한 학생이 예술과 삶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는 내용을 통해 예술과 삶, 사랑에 대해 깊이있게 성찰할 수 있는 성장소설이자 미학에 관한 소설이다. 스페인 평단으로부터 '미학 교육을 위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소설 속에서 케텔비의 음악, 만테냐의 그림, 릴케의 시 등에 관한 미학 이론을 접할 수 있다. 320쪽, 1만1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