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는 왜 일본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하느냐'고 말했다"는 발언 때문이다. 당장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국익을 훼손하는 이적 행위이자 명백한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당시 면담에 배석했던 이들의 증언에서도 훼방꾼 운운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일단 문제가 있다. 발언의 진위와 관계없이 남북 관계나 대중 외교에 있어 득보다 실이 많은 발언이다. 만일 시 부주석이 그렇게 말했다면 이는 시 부주석의 외교적 결례이자 중국의 오만이다. 한국 정부에 대한 내정간섭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 청와대의 주장처럼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거짓이라면 이는 우리 외교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청와대는 당시 면담에 배석한 사람들의 증언과 면담록 어디에도 훼방꾼 운운은 없었다고 반격하고 있다.
외교는 신중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김 전 대통령과 시 부주석의 만남이 국가 대 국가 간의 공식 만남은 아니지만 사적인 만남도 아니다. 박 원내대표가 만일 없는 말을 보탰다면 이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다. 정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없는 말을 지어낸다면 누가 한국의 지도자를 만나려 하겠는가. 게다가 시 부주석은 이미 차세대 중국 지도자로 예약된 사람이 아닌가.
외교와 국방에 있어 가장 우선은 국익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도 이 파문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진다면 이는 한중 외교는 물론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 문제는 장기적 안목에서 여야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진실 공방의 이전투구는 자칫 또 다른 외교문제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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