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절기는 점점 빨리 나타나고 가을, 겨울 절기는 늦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과 기후 변화 탓으로 우수와 경칩이 20일 이상 빨라지는 등 24절기가 흔들리고 있다.
기상청은 20일 관측 자료가 존재하는 1909년부터 2009년까지 101년간 자료를 이용해 절기와 기온, 강우량 변화 경향을 분석, 기온 상승이 절기 기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0~2009년 24절기 평균기온은 1909~1938년에 비해 2.4℃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대구의 봄, 여름 절기는 10~24일 빨라지고 가을, 겨울 절기는 5~12일 늦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 1909~1938년 우수(2월 19일쯤)의 대구 평균기온이 2000~2009년에서는 1월 26일쯤 나타나 24일 빨랐다. 같은 기간을 비교할 때 경칩(3월 6일쯤) 평균기온은 22일 빠른 2월 12일쯤, 입하(5월 6일쯤) 평균기온은 10일 빠른 4월 26일쯤으로 기록됐다.
1909~1938년 소한(-1.2도), 대한(-1.8도), 입춘(-0.8도) 때의 평균기온은 영하를 기록했으나 2000~2009년 수은주는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기온 상승 탓에 가을, 겨울은 늦게 나타나고 있다. 1909~1938년 입추(8월 8일쯤)의 대구 평균기온은 26.1도였으나 2000~2009년 8월 17일쯤, 입동(11월 7일쯤)과 소설(11월 22일쯤) 평균기온인 9.0도와 5.2도는 각각 11월 15일쯤, 12월 4일쯤 나타나는 등 가을, 겨울 절기가 9~12일 늦어지고 있다.
절기 기후 특성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우수(2월 19일쯤)는 눈이 비로 바뀌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시기로 우수 때 대구에 0.1㎜ 이상 비가 온 것은 1937~1966년 평균 12회에서 1980~2009년 19회로 늘었다. 처서(8월 23일쯤)는 더위가 식고 일교차가 커져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때인데 일교차가 1909~1938년(8.7도)에 비해 2000~2009년(8.1도) 0.6도 감소했다.
101년 동안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 기간(10월 21~25일) 때 대구에 첫서리가 내린 것은 19번. 상강 전 첫서리가 내린 해는 1909~1938년 14회에서 1980~2009년 3회로 11회나 줄었다. 또 상강 후 첫서리가 관측된 해는 같은 기간 10회에서 20회로 두 배 늘었다. 소설 기간(11월 20~24일)에 101년 동안 첫눈이 내린 것은 11번이다. 소설 전 첫눈이 내린 해는 1909~1938년 9회에서 1980~2009년 6회로 3회 줄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봄과 여름은 빨리 찾아오고 가을, 겨울은 늦어지는 현상이 기상 관측 자료상에서도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며 "24절기는 매년 1, 2일 정도 차이를 두고 변하지만 최저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달력상 절기와 실제 느끼는 절기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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