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뀐 사람이 왜 화를 내고 그래.'
직장인 이정미(33'수성구 범어동) 씨는 지난주말 남자친구와 함께 팔공산 드라이브에 나섰다가 그만 애정전선에 금이 가고 말았다. 출발은 좋았다. 꼬불꼬불하게 이어지는 팔공산 드라이브 코스는 시내운전에만 익숙했던 이 씨에게는 다소 어려운 코스였다. 그러나 그동안 '운전초보'라는 핀잔을 듣던 이 씨는 남자친구 앞에서 평소 갈고 닦은 운전 솜씨를 뽐낼 수 있었다. 게다가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팔공산의 가을 풍경을 즐기며 둘만의 사랑을 키울 수 있었다.
기분좋은 하루를 마감하며 내려오는 길. 제법 쌀쌀한 날씨 때문에 창문을 내리고 히터를 켰다. 10여분쯤 흘렀을까. 옆자리에 탔던 남자 친구가 슬며시 '왜 그래'라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운전이 서툴러서 그러나 싶었는데 코를 감싸고 괴로워하는 남친의 표정이 심각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차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상황을 눈치챈 이 씨는 '난 아니야'라고 부정을 해보았지만 '알았어'하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억울하고 창피한 생각에 돌아오는 길 내내 '절대 방귀를 뀌지 않았다'고 하소연했지만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남친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게다가 방귀를 뀌고 오히려 화를 내는 나쁜 여자친구가 되고 말았다.
자동차 안은 현대인들이 하루 중 집과 직장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다. 자동차는 아늑하고 편안한 휴게실이 되기도 하고 데이트 장소, 업무공간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밀폐된 자동차 실내는 어느 곳보다 세균이 번식하기 용이하고 배기가스, 황사에 쉽게 노출되는 등 오염되기 쉽다.
특히 오래된 차량의 경우 오염으로 인해 정체불명의 냄새가 나기도 한다. 때로는 냉각수가 타는 냄새일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곰팡이 때문에 발생한다. 더구나 차량 내부는 바닥이나 천장, 필터 부분이 부직포로 되어 있어 이곳에 냄새가 배어 아무리 청소하고 환기를 시켜도 냄새가 잘 없어지지 않아 차량운전자에게는 골칫거리다.
많은 운전자들이 자동차 용품점에서 카 닥터나 공팡이 제거제를 구입해 사용한다. 항균필터를 갈거나 통풍구에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고 방향제를 꽂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일시적인 해결책이다. 오히려 악취를 없애겠다고 에어컨 탈취제나 방향제를 사용하게 되면 냄새가 섞여 더 지독해 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약국에서 알코올을 구입해 분무기로 옮겨 담아 차량바닥이나 천장 등 부직포 재질로 되어 있는 부분에 고루 뿌려주면 의외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냄새 제거를 위해서는 카센터에서 정밀제거작업을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다. 10만원 정도면 냄새의 원인이 되는 곰팡이 자체를 박멸할 수 있다.
최창영 애경카센터 대표는 "곰팡이 냄새는 내부 벽면에 붙은 곰팡이를 모두 닦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곰팡이 번식을 방치할 경우 탑승자의 호흡기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냄새의 원인이 되는 곰팡이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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