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종 뮤지컬 '골목길' 롱런 보인다

맥시어터의 창작 뮤지컬 '골목길'(부제 비방문 탈취작전)이 대구는 물론 중구를 대표하는 '토종' 뮤지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1일부터 10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돼 총 14회 공연에서 매회 50,60명이 객석(전체 객석 90석 규모)을 채웠고 유료 관객도 40, 50명에서 많을 때는 60명을 넘기는 등 '성공'의 조짐을 보였다. 전체 객석 규모를 고려하면 객석 점유율이 적지 않았다. 소재 역시 대구와 중구가 아니고는 소화할 수 없는 약전골목의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제는 사랑이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내용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음악과 안무형식이 가미된 뮤지컬이다. 또 마당놀이 형식을 빌려 관객들과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는 전형적인 소극장용 뮤지컬이다. 음악에 장점이 있는 연출가라는 점 때문인지 판소리부터 퓨전 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이 소개된다.

약전골목의 '이만수 한약방'이 최고의 명약을 내는 곳으로 소문이 나자 다른 한약방은 파리를 날린다. 주변 한약방과 한의원의 질투와 시기심은 급기야 이만수 한약방의 '비방문'을 훔쳐낸다는 생각에 이른다. 첩자를 심고 비방문을 훔쳐내는 작전에 들어가지만 정작 비방문은 이만수의 죽은 부인이 쓴 일기다.

맥시어터는 초연으로 프리뷰 성격을 띠었던 이번 공연에서 미흡한 부분들을 수정 보완하여 내년 초부터 봉산문화회관의 상설 공연으로 올린다. 무대장치와 극적 진행에 중점을 두고 변화를 시도, 대구 대표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윤정인 대표는 "'대구'와 '약전골목'을 내걸고 지역 홍보 뮤지컬이 아닌 흥행을 위한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음악 또한 새로운 시도로 트로트와 국악의 냄새를 지니는 한국적 힘을 과시한 작품으로 만들려고 시도한 게 관객들의 시선과 귀를 자극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연극 뮤지컬 전문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 중 "골목길은 지역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그 연극적 가능성을 요령 있게 다룬 작품이며 극적 완성도도 괜찮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호평이 잇따랐다. 맥시어터 홈페이지 후기에도 소극장용임에도 다양한 패널로 시대와 공간을 바꿔가는 연출이 좋았고 뮤지컬 다운 음악과 노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또한 코러스의 역할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고 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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