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밀양 신공항이 大勢라도 좀 더 신중하자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로 밀양 우위가 점차 굳어지는 형국이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감에서도 밀양에 호감을 표시하는 국회의원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신공항과 관련해 중앙 정치권의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해야 하는 대구'경북의 입장에선 조그만 방심도 허물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자존심을 내세우다 낭패 보는 경우는 없어야 하겠다.

대구시 국감에서 비영남권 출신 국회의원들은 '동남권 신공항은 1천360만 영남민 전체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곳에 들어서야 한다' '접근성'안전성을 기준으로 선정되면 좋겠다' '대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승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등 밀양에 우호적 발언이 쏟아졌다고 한다. 신공항 입지 문제가 표류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일희일비해야 하는 대구 입장에선 반갑고 고마운 반응들이다.

하지만 김범일 대구시장의 국감 수감 태도가 지나치게 고압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 출신 국회의원들이 신공항 밀양 유치 1천만 명 서명운동에 시비를 걸며 정치 쟁점화 자제를 당부하자, 답변 과정에서 맞받아치는 자세를 보이며 물러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과거 대구시 국감에서 책상을 내려친 모 전 시장보다 더 위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국감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이 전했다. 전언이 사실이라면 김 시장 본인의 체면은 세웠는지 모르나 밀양 신공항 유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속된 말로 국회의원들은 피감 기관장을 호통 치는 재미에 국감에 나선다. 김 시장이 "밀양 신공항을 먼저 주장한 쪽은 부산"이라는 식으로 부산 출신 의원들을 면박하고 논쟁에서 이겼다고 밀양이 신공항 입지로 선정되는가.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 밀양 입지가 굳어질수록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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