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m와 10,000m는 트랙을 계속해서 도는 장거리경기로, 심폐지구력을 가장 중요시하며 마지막 스퍼트와 상대를 앞서기 위해 스피드도 함께 요구한다.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1984년 LA올림픽~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기간과 1993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까지는 여자 3,000m가 따로 실시됐다. 마라톤에서 스피드가 더욱 강조되면서 최근 스피드를 앞세운 장거리선수들이 마라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올림픽 이후부터는 에티오피아와 케냐의 아프리카선수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유럽과 미국선수들이 우세를 보였다.
5,000m와 10,000m는 2배의 거리 차이가 있지만 효율적인 산소운반, 튼튼한 심장 펌프기능, 근지구력이 함께 요구되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렇지만 올림픽에서 두 종목을 한꺼번에 우승한 2관왕은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Kenenisa Bekele)와 체코의 에밀 쟈토펙(Emil Zatopek) 등 6명에 불과하다.
이 종목은 트랙을 여러 차례 반복해 돌기에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치열한 순위다툼 과정에서 화려한 역전 명승부를 연출하며 유명선수 여러 명을 배출했다. 10,0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쟈토펙, 핀란드의 라스 비렌(Lasse Viren),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Haile Gebrselassie)와 베켈레 등 4명이다. 그러나 아직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핀란드의 육상 영웅 파보 누르미(Pavvo Nurmi)는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의 10,000m 우승을 시작으로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까지 중장거리 종목에서 무려 9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그는 5관왕(1,500m·5,000m·크로스컨트리 개인 및 단체·3000m)에 올랐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경기 출전 때 돈을 지나치게 요구하여 '월릿 레이스'(돈지갑 경주)로 비난받은 끝에 1932년 올림픽출전을 금지당했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 때 쟈토펙은 5,000m와 10,000m, 마라톤에서 모두 우승했으며 10,000m에서 올림픽 2연패와 함께 최초로 29분벽을 돌파했다. 후에 그는 체코 민주화를 위한 투사로 활동하여 소련의 박해를 받은 바 있으며 그의 부인 자나 쟈톱코바(Zana Zatopkova)는 헬싱키올림픽 창던지기에서 우승했다. 비렌은 1972년 뮌헨올림픽과 몬트리올올림픽 때 10,0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에티오피아의 게브르셀라시에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역전을 거듭한 끝에 케냐의 폴 터갓과 0.19초의 명승부를 연출하면서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하였으며, 24차례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게브르셀라시에와 터갓은 그 후 마라톤에서도 세계최고기록을 번갈아 세우면서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게브르셀라시에의 훈련 파트너로 출발한 베켈레는 2003년 파리세계선수권대회 10,000m에서 우승한 후 2009년 베를린대회 때까지 4연패를 달성했으며 올림픽에서도 아테네와 베이징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그가 2004년 수립한 5,000m의 12분37초35, 2005년 수립한 10,000m의 26분17초53은 현재 세계신기록이다. 2011 대구 대회에서 베켈레가 과연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것인가는 큰 관심거리다. 여자 10,000m는 중국의 왕쥰샤(Wang Junxia), 5,000m는 에티오피아의 티루네시 디바바(Tirunesh Dibaba)가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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