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수성의료지구 조성사업 난관

대구도시공사 "축소 검토" 對 경제구역청·구의회 "원안대로"

대구 수성의료지구 조성 사업 축소 방침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대구도시공사가 자금난과 경제성 등을 이유로 사업 축소 의사를 보이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수성구의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수성구의회는 21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안 추진에 나섰다.

수성의료지구 조성 사업은 2008년 5월 지정 고시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조성의 핵심 프로젝트다. 9천여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수성구 약 178만㎡ 부지에 의료지구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기간은 2016년까지로 현재 보상과 공사를 위한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수성의료지구는 대흥단지(대흥동, 시지동, 노변동, 삼덕동) 약 125만2천㎡, 고모단지(고모동) 약 33만2천㎡, 이천단지(이천동, 연호동) 약 20만4천㎡로 예정돼 있다. 대흥단지에는 국제학교, 국제업무시설, 주거시설이 들어서고 고모단지에는 관광호텔, 모발이식과 임플란트 성형 등 의료특화센터를 갖출 계획이다. 이천단지에는 외국인종합병원, 의료R/D센터를 세운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구도시공사는 대흥·이천·고모 3개 단지 중 대흥단지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 지역을 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 1조814억원 중 부채가 7천89억원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고 부지 조성원가가 높아 투자 유치 가능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부지 조성원가가 3.3㎡당 293만원 정도인데 이곳은 500만~600만원대로 예상돼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 관련 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채 주택만 늘어난다면 이 사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2008년 8월 설립)은 당초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곳 개발1부 문화의료지구개발과 서철호 과장은 "당초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공원과 녹지, 도로 등 기본 인프라를 배치하다보니 부지 유상 공급 면적 비율이 절반 정도밖에 안돼 부지 조성원가가 높아졌다"며 "국토해양부 등과 협의해 유상공급 면적을 더 늘려 조성원가를 낮춘다면 경제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성구의회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도시공사가 경제성을 운운하지만 사업 부지 대부분이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부지 조성원가를 300만원대로 충분히 맞출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유치 가능성도 크다는 것. 구의회는 21일 남상석 의원을 위원장으로 의원 9명이 수성의료지구 조성사업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 사업 추진을 강력히 요구키로 했다.

남상석 특별위원장은 "곧 주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모으는 한편 서명운동도 벌일 것"이라며 "대구도시공사,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시뿐 아니라 중앙 부처와도 접촉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이 사업이 원안대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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