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천주교 교세는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신자의 고령화와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냉담 교우'(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신자) 문제 등에 따른 대책 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최근 '대구대교구 교회통계 분석'이란 자료집을 내놓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구대교구의 교세 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자료는 (사)우리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분석한 것으로 2011년 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교구의 사목 현실을 분석하고 이후 사목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참고로 대구대교구 관할 지역은 대구'경산'포항 등 경북 내 13개 시'군이다.
◆커지는 천주교 교세
대구대교구 내에서는 10명 중 1명이 천주교 신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대구대교구 관할지역 내 인구(446만5천971명) 가운데 천주교 신자 수는 45만826명으로 전체의 10.1%를 차지해 7.3%였던 1995년에 비해 2.8%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1995년 2.9%였던 신자 증가율은 2008년 1.4%, 2009년 1.8%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향신자(3년 초과 연속 판공성사-신자들이 1년에 두 차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고해성사-나 교무금 납부가 없는 신자)는 늘고 있다. 2002년만 해도 20.6%였던 이향신자 비율은 2009년 말에는 32.6%까지 늘어났다. 특히 여성 이향신자수가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세례는 받았으나 현재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여성이 많다는 것으로 결혼과 출산 등으로 젊은 여성이 교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자 연령대로 보면 증가 추세가 중년 이상의 신자들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 신자 비율은 1995년 34.9%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57.8%로 높아지고 있다. 전체 신자 5명 중 3명은 중년 이상으로 젊은 신자들이 점차 교회 안에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대구대교구 본당 수는 2009년 말 현재 154개소로 1999년에 비해 35.1%나 증가했고 사제 수도 48.8%가 늘어 2009년 말 현재 427명이다. 반면 공소 수는 2009년 말 현재 75개소로 계속 줄고 있다.
◆맞춤형 사목 필요
대구대교구는 전체 신자 중 46.6%가 냉담 교우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100주년 기념 조사에서 신자들이 냉담하게 된 시기를 살펴보면 영세 후 3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30%가량으로 나타났다. 세례 후 곧바로 냉담이 시작된다는 것은 예비 신자 교육 과정에서 제대로 신앙에 맛을 들이지 못했거나 제대로 공동체 일원이 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냉담 교우들 중에서 곧 재개할 의사가 있는 이들도 32.2%나 돼 이들을 다시 신앙으로 초대하는 재선교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구대교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사회복지 관련 기관이 많이 늘었다. 1998년에는 67개 시설이 있었으나 2009년에는 100개소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노인 복지와 장애인 복지 시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처럼 교구 차원의 사회복지기관을 통한 복지 활동이 증가 추세인 것과 달리 지역사회 안에서 이뤄지는 본당 차원의 사회 활동은 최근 많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대교구 사목국은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가정에서의 자녀와 청소년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가정 중심의 사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급증하는 노인 신자들의 활동을 유도하는 한편 감소하는 여성 신자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안 등 신자들의 특징별로 맞춤식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대구대교구 연령별 신자 분포(대구 교회통계-2009년)
만 7세 미만 1.6%
만 7~12세 3.8%
만 13~19세 7.7%
만 20~29세 13.2%
만 30~39세 15.9%
만 40~49세 19.7%
만 50~59세 18.1%
만 60~69세 9.9%
만 70세 이상 10.1%
■대구대교구 이향신자 비율 변화 추이(대구 교회통계)
2002년 20.6%
2003년 23.1%
2004년 25.1%
2005년 27.2%
2006년 28.9%
2007년 29.3%
2008년 31.6%
2009년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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