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여교사'중학생 성관계'로 본 청소년 성교육

35세 여교사가 담임을 맡은 반의 15세 남자 중학생과의 성관계를 맺은 사건으로 벌집 쑤신듯 하다. 실시간 검색 1위, 온갖 포털사이트에 주요 뉴스로 도배됐다. 사법당국은 동의하에 맺은 성관계이므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여자는 성인이어서 불륜으로 치부하더라도 어떻게 남자 중학생이 성관계를 가질수 있는가에 대해 사람들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진료실이나 인터넷 상담을 통해서도 믿기 어려운 일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초등학생이 성관계를 가진 후 임신, 성병 여부에 대해서 문의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초등학생을 둔 부모가 초등학생 자녀의 성관계 사실을 알고 고민을 토로하는 내용까지 있다. '설마 내 자식은 아니겠지'라며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부모에게는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이 아닐수 없다.

실태조사 결과도 더욱 충격적이다. '2007년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종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때 성접촉(키스, 애무 등을 포함)의 비율이 무려 58%이고, 초등학교 3학년 이하때 성접촉을 했다는 비율도 11.6%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조사대상 청소년의 5.1%가 성경험이 있었고, '첫 경험'을 경험한 나이는 평균 14.3세였다고 한다.

초'중학생들의 체형이 서구화되고, 2차 성징이 점점 빨라지고, 성기 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진다. 초등학생때 이미 생리를 시작하는 여학생들이 많아졌다. 미국에선 이미 오래 전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미국 앨런굿매처연구소의 1981년 보고서는 '10대이면서도 성관계를 갖지 않은 청소년은 예외적인 사람이다. 남성의 80%, 여성의 70%는 10대 시절에 이미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신체적 발달과 서구화의 물결에 어울려서 인터넷에 잘못된 성지식이 범람하고, 쉽게 접할수 있는 음란사이트와 성인물, 리모콘만 누르면 바로 접할수 있는 케이블 방송의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들이 아무런 여과 없이 방영되는 것이 현실이다.

초'중학생 성문제가 우려되는 이유는 그들이 성에 대한 보편타당한 의식과 가치판단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충분한 성교육을 받을 수 없고, 동년배나 부모님으로부터 가끔 듣는 단편적인 성지식만으로 성에 대한 실제와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초'중학생은 성에 대해 몰라도 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려할 임신, 성병 등의 휴우증에 대한 철저한 개념 정립도 필요하다. 성병에 감염되는 경우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심신의 손상, '안전한 피임' 없이 가진 성관계로 인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을 지 충분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안전한 성'(safer sex)에 대한 언론의 언급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자녀들과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가 됐다. 진지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적절한 성 지식을 알려줘서 올바른 성 관념이 정립되도록 해야 한다.

대구코넬비뇨기과 원장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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