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반도체 생산업체인 KEC 노동조합과 회사 측의 충돌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조원 200여 명은 21일부터 직장폐쇄 철회와 징계, 고소, 고발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공장을 점거한 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농성 해제를 하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KEC 노조 측은 공장 점거란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6월 9일 부분파업에 들어간 데에 이어 6월 2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사외이사 선임권 등 여러 사안에 이견을 보였지만 파업의 가장 큰 이유는 7월부터 노조 전임자의 타임오프제가 시행되면서 노조와 회사 측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기존 7명인 노조 전임자가 3명으로 줄어든다며 노조는 회사 측에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정부가 타임오프제를 만들어 시행하는 만큼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맞섰다.
노조 측이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 측은 6월 30일 새벽 용역을 동원해 노조원들을 공장에서 몰아내고 부분적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후 회사 측은 7월 초부터 일부 복귀한 노조원과 신규 채용한 인력을 중심으로 구미공장의 생산을 재개, 현재 노조원들이 점거한 공장을 제외하고는 가동률 95%에 이르는 등 파업에 따른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회사 측은 "노조 측이 요구하는 징계나 고소·고발 철회 문제 역시 교섭 대상이 아니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회사 측이 협상 의지가 없어 파업이 장기화되고, 공장 점거란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배태선 사무국장은 "노조는 7월 1일부터 타임오프제와 관련해 아무 요구도 하지 않았음에도 회사는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노사가 교섭을 통해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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