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재무설계] "미래 준비 어떻게…" 막막한 39세 직장인

은퇴시점 4억3천만원 필요…연금 외 펀드 추가 투자를

재테크 정보에 대한 뜨거운 관심 뒤에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혼자만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자신이 없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꼭 돈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늘어가는 학자금과 사교육비, 내 집 마련, 노후 준비까지 돈 들어갈 곳은 너무나 많고, 벌이는 항상 제자리걸음인 게 대다수 서민들의 현실입니다.

직장인 김재식(가명·39) 씨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내와 열심히 저축하며 살아왔지만 막연히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큽니다. 막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아리송합니다. 김 씨는 제대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요? '행복한 재무설계'와 함께 김 씨의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Q: 걱정만 앞서고 구체적인 재무설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재무설계란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도록 자산관리에 대한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 재해, 실직 등에 대비하고 즉흥적인 의사 결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재무설계를 하려면 우선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워야 한다. 재무목표는 ▷주택마련계획 ▷자녀교육자금설계 ▷은퇴자금설계 ▷투자설계 ▷위험설계 ▷상속설계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목표를 위해 얼마나 돈이 필요할지 먼저 결정을 해야 한다.

은퇴 시기와 은퇴 후 삶에 대한 꿈이 그려져 있으면 목표에 따른 계획을 세울 수가 있고 투자 포트폴리오와 목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김 씨의 경우 저축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마련이었다. 지금부터는 주택구입과 자녀 학자금, 자녀결혼자금, 노후준비자금 등 구체적인 목표를 아내와 함께 세운 뒤 계획에 따라 목적별로 따로 저축을 하는 게 좋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윤수왕 센터장)

Q: 커가는 자녀들의 교육 문제와 잦은 이사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대구 수성구의 102㎡(40평형대) 크기의 아파트를 사려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김 씨가 수성구에서 102㎡의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현재 자산상황으로는 1억~1억5천만원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 대출을 받은 후 대출이자 부담과 대출금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 방법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가 장기모기지론을 이용해 1억5천만원을 금리 4.8%에 3년 거치 12년 분할상환조건으로 빌리면 3년 후부터 분할상환금은 120만원가량 된다. 현재 김 씨의 자금 흐름으로는 월 120만원을 대출금 상환에 쓰면 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주택 마련은 다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아파트 취득 시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아이들의 교육비 부담, 노후 자금 등을 감안하면 지금 저축 가능액을 넘지 않는 선인 8천만원 범위에서 대출을 받고 집값은 2억5천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지역과 규모를 선택해 구입하는 게 좋다.

장기모기지론은 거치기간인 3년 동안 이자 부담분인 38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또 상환기간인 12년간 원리금상환금인 750만원에 대해서도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환급세액은 소득액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 소득을 감안할 경우 3년간은 62만원, 12년간은 120만원의 세금이 주는 효과가 있다. 대출금리가 1~1.5%포인트 줄어드는 셈이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박희철 팀장)

Q: 자녀들의 대학 학자금은 얼마나 준비를 해둬야 할까?

A: 11세와 7세인 두 자녀의 대학등록금은 교육비 상승률을 4%, 투자수익률을 7%로 보고 등록금을 최소 규모인 연 70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월 42만원을 자녀들의 대학 입학 전까지 연 7%의 수익률로 투자해야 한다. 현재의 수입과 지출을 감안할 때 월 35만원 정도 투자가 가능하므로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금을 늘려야 한다. 7% 이상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으로는 적립식펀드를 추천한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익률 변동이 심하지만 장기 투자의 경우 레버리지 효과와 물가상승, 경제성장률이 반영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학자금을 위한 시기와 목적이 뚜렷한 만큼 낮은 수수료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인덱스펀드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이윤경 실장)

Q: 노후자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A: 김 씨의 나이(39세)와 기대수명(85세), 은퇴 예상연령(62세), 은퇴 후 생활비(200만원)와 물가상승률(3.5%)을 감안하면 김 씨는 은퇴 시점에 4억3천만원이 필요하다. 현재 월 25만원씩 붓고 있는 연금자산에 펀드 30만원을 더 투자하고 대출원금을 상환하기 전 3년 동안 33만원을 펀드에 또 투자하면 은퇴 시점에는 4억3천99만원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노후 준비라고는 국민연금과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가입한 소액의 개인연금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은퇴 설계는 장기 프로젝트다. 인생마라톤에서 은퇴 준비는 기록보다는 완주에 목적을 둬야 한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이종복 팀장)

Q:재무설계안을 세웠다면 앞으로는 걱정을 안 해도 될까?

A: 재무목표를 정하고 실행했다고 해서 재무설계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재무설계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때문에 수시로 재무설계안을 점검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이 생긴다.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의 생활변화와 시장상황을 반영한 자산 재조정이 필요하다. 수입원의 변화에 따른 적립금액의 변동과 경제상황에 따른 투자상품의 재조정이 대표적이다. 가령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펀드에 투자할 경우 불입금액이 커질수록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 적립액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주가가 떨어질 경우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투자하기로 결심했다고 해서 무조건 매달린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 목표수익률의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신의 자금스케줄이나 중장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지속적인 자산관리 및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재무설계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이승우 팀장)

정리=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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