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경북도에서만 공직생활을 한 공무원 중 '1호' 이사관(2급)인 윤정용(59·사진) 포항부시장이 오는 27일 명예퇴직을 한다.
대구농고 졸업 후 41년동안 공직에 몸담은 윤 부시장은 소처럼 투박한 외모인데다 업무도 뚝심으로 성실하게 앞만 보고 달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불도저'로 불린다. 그는 영덕부군수와 포항부시장으로 2년여의 '외도'외에는 떠난본 적이 없는 경북도청의 산증인인 셈이다. 철두철미한 일처리는 상사들의 신임으로 이어져 자치행정국장(3급)에서 지난 2009년 1월 포항부시장으로 전격 승진하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이사관 승진연한도 되지 않았고, 그보다 부이사관 고참도 많았으나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박승호 포항시장은 윤 부시장 발탁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사회가 전통사회에서 산업화, 그리고 정보화 사회로 넘어간 변혁기인 1980~90년대에 일에 파묻히면서 업무능력과 성실성을 발휘했다. 경북도 요직인 기획계·행정계 차석, 기획계장 등을 거치면서 책상에서 새우잠을 자며 밤샘근무가 일쑤였다.
그는 "업무가 워낙 많아 책상에 신문 몇장 펴고 1, 2시간 잠자며 일할 때도 있었고, 3일씩 퇴근을 못해 아내가 속옷을 사무실로 수차례 가져오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고된 일이 끝나면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도정발전을 토론하던 추억을 잊지 못한단다. 주량이 소주 2병인 윤 부시장은 "퇴직을 앞두고 마음이 착잡해서 공직생활을 하며 소주 마신 분량을 계산하니까 1일 평균 1병을 잡아도 소주 730상자, 4t 트럭의 2대 분량이다"면서 "이 많은 소주를 마시는 동안 애간장을 태운 아내에게 앞으로는 정말 잘해줄 것"이라며 파안대소했다.
그는 "나름대로 소임을 다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잘못하고 미흡한 점이 많았다"면서 "공무원은 주위로부터 24시간 평가받고 있으며 시민을 제일 먼저 생각하고 근무해달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이 고향으로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윤 부시장은 "공직경험을 살려 사회에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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