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서울 G20 정상회의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이 모여 세계경제의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발족된 G20 정상회의는 미국발 더블딥 경고가 나온 이후 힘이 더 실리는 모습이다. 특히 각국이 환율전쟁에 돌입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어감에 따라 서울 G20 정상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서울 G20 정상회의는 88올림픽, 2002월드컵과 자주 비교되곤 한다. 88올림픽이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의 롤모델'로 인식시켰다면 2002월드컵은 코리아 브랜드를 알린 의미가 있었다. 서울 G20 정상회의는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검증받고 국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며 선진국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회가 많은 만큼 부담도 만만치 않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기존 회의에서 다뤄졌던 이슈의 합의는 물론 우리나라가 새로 제시하는 '개발 이슈''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경제 현안 해결을 주도하는 지식국가로서 이제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서도 된다는 국제적 검증을 얻어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제시한 G20 정상회의 목표에 각국이 공감하고 협력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논의돼온 국제금융 관련 주요 의제가 이번 회의에서 대부분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간 중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간 G20 정상회의는 각국 정부 간의 모임이었기에 민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글로벌 기업 CEO들이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G20 주요 정상들과 직접 대화하는 전례 없는 글로벌 민관 공조 채널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번 비즈니스 서밋에는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상위 250위 이내에서 약 120명의 CEO가 참석하여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토의를 거친 후 정상회의에 기업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프랑스도 비즈니스 서밋을 열기로 결정했다. G20 비즈니스 서밋이 'CEO의 유엔총회' 역할을 하는 국제협력기구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들이 이번 서울회의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국제회의보다 클 수밖에 없다.
한 여론조사 전문업체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 88%는 '서울 G20 정상회의'가 한국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증대 및 기업경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달 '서울 G20 정상회의와 기대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이번 회의의 직'간접 경제적 파급효과가 최대 24조6천3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우리가 얻은 국가브랜드 홍보효과의 3배 이상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중 기업홍보효과로 연결되는 예상치만 1조738억~1조2천390억원에 달한다.
G20 비스니스 서밋에 참가하는 국내기업은 15개뿐이지만 참가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 의제인 금융, 무역'투자,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를 피해갈 수 있는 기업은 없다. 비즈니스 서밋의 주제인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한국 기업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글로벌 트렌드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보여주는 기업의 비전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관련 업계와 학계도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G20 국가에서 현재 한국의 위치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표성을 가진 신흥경제국'이라 칭할 수 있다. 이미 경제규모는 선진국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아직 세계에 당당히 선진국으로 불리기는 부족한 점이 적잖다. 대표적으로 법질서 확립, 사회의식 및 부패도 인식수준 개선 등에 대한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며 확실히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국가브랜드 수치가 올라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선진국가 도약, 글로벌 기업 이미지 확보를 위해 온 나라가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줄 때다.
김대유 (주)STX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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