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방사성폐기물 안전은 최고의 기술력 위에

예전과 달리 짧아진 봄가을, 길고 무더운 여름, 국지성 집중호우 등을 경험하면서 기후 변화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체감하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중 약 40%를 공급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거의 내지 않는 특성이 있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전략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앞다퉈 원전 건설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원자력산업도 그간 축적된 높은 기술력을 밑바탕으로 미래의 수출 주력산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원전의 건설과 운영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축적된 종합 산업이며 이로부터 발생되는 각종 방사성폐기물과 사용 후 핵연료의 처리, 처분, 중간저장 역시 최첨단 기술과 전문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사업 분야이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의 방폐물기술개발센터는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방사성폐기물이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의 안전성 향상, 사용 후 핵연료의 수송'저장 및 미래 고준위 폐기물 처분시설 등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방폐물기술개발센터는 원자력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은 '국제 수준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술역량 확보'를 목표로, 세계 유수의 방폐물관리 기관과의 제휴 확대 및 전문가 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스웨덴, 일본 방폐물전담기구와 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또한,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 스위스 NAGRA 등과는 사용 후 핵연료 수송'건식저장 분야와 고준위 처분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이들 기관에 공단직원들을 파견하여 해외 위탁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 경주에 건설 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안전성 확보와 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 및 처분에 대비하여 약 100여 명의 산'학'연 석'박사 연구원들이 관련 연구 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약 6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30여 년간 발전 사업자가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해 왔던 까닭에 원자력발전 분야는 꾸준한 기술 축적과 기술자립이 이루어진 반면 방사성폐기물관리 기술은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 당면한 문제해결에 집중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작년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의 출범과 더불어 이제는 국민의 입장에서 방사성폐기물을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었다. 환경친화적인 방사성폐기물관리는 의지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철저한 계획과 투자에 밑바탕한 최고의 기술력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공단은 19년의 우여곡절 끝에 얻은 경주 방폐물처분장의 안전한 준공과 운영이 향후 사용 후 핵연료 관리 정책수립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 방폐물기술개발센터는 연구인력 확충, 종합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및 산'학'연 연대 등을 통해 최대의 기술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 선진국 수준의 방폐물 관리기술을 축적하고 방폐물 관리기술을 국가 자산으로 키워 원전산업과 더불어 해외 수출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상인 한국방폐물관리공단 기술개발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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