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명품 교육은 고교 시험 부활로 이뤄지지 않아

경상북도 교육청이 올해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3년부터 고교 입시를 부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포항시를 제외한 경북 전 지역 고교는 내신만으로 선발했으나 시험을 치러 일정 비율을 내신과 함께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비율 정도는 미정이다. 포항의 내신 53%, 시험 47%나, 내신 비율을 좀 더 높이는 방법, 시험 비율을 더 높이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경북도 교육청이 고교 입시를 부활하겠다는 데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현재 경북은 경남과 함께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다. 선발 고사를 치르지는 않지만 내신으로 선지원해 선발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명문고를 만들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3년 동안 포항시에서 선발 시험을 치른 결과 우려할 정도의 사교육 바람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도 추진 이유가 됐다. 또 내신은 좋지 않지만 뒤늦게 열심히 노력한 학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도 교육청이 학생의 성적을 향상시키는 명품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그 방향을 교육 제도를 바꾸는 고교 시험 부활로 잡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우열을 갈라 학교를 서열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은 공교육의 목적과도 맞지 않고 우수한 자원만을 위한 교육에 그칠 뿐이다. 무엇보다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 뻔하다.

오로지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교육의 목적을 둔다면 이미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도 교육청은 시험 부활에 앞서 지역별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 교육을 하고, 학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 먼저다. 명품 교육은 충실한 학교 교육을 통해 이룩해야 빛나는 것이지 우열을 가린 명문고를 육성해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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