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치원 입학, 시작되나] 교사 교육관'인성 믿을 만한 곳을 찾아라

"우리 아이 어느 유치원으로 보내면 좋을까요?"

2011학년도 유치원생 모집이 다가오면서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만 3~5세 유아를 둔 학부모들은 아이를 어떤 유치원에 보낼까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한 자녀를 두거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더욱 신경이 쓰인다. 과거에는 적정 연령이 된 아이를 동네 가까운 유치원에 보내는 게 다반사였다. 최근엔 유치원부터 '교육의 시작'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치원도 다양한 형태의 옷을 입고 진화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사립유치원(189개)은 11월 15~19일, 공립유치원(114개)은 12월초쯤 원아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 아이의 몸에 맞는 유치원을 찾아보자.

◆창조력 키울 수 있을까

▶원장의 철학=유아교육은 모방의 출발이다. 아이들은 교사를 닮고 교사는 원장의 인품에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지낼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교육은 없다. 원장의 교육철학이 인성교육을 출발점으로 하고 이왕이면 엄마와 아이의 코드와 맞다면 금상첨화다. 또한 21세기는 하이테크(기술)에서 하이터치(감성)로 넘어가는 시대다. 서부유치원(경산시 옥곡동) 김영미 원장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해 감성이 풍부한 인재로 길러야 한다. 유아들에게 심도 깊은 공부보다 생태 체험, 예능 교육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장의 마인드가 경영보다 교육 우선인지, 직접 아이들과 상호 작용하는 교사의 자질과 학급운영 철학은 어떤지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사립유치원연합회 김석일 회장은 "아이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휘한다. 무조건 외부에서 주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장이라면 그에 따라 환경을 구성하고 운영할 것"이라며 "시설만 좋다고 질 높은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담임 선생님과의 신뢰도 중요하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에게는 제2의 엄마 역할을 해준다. 성격이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일수록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교사의 교육관과 인성이 엄마가 믿을 만 하다면 가장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하는 셈이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라면 믿고 맡겨도 무방하다.

▶적합한 시설, 위치=아파트의 닫힌 공간에서 생활하는 유아들이 대부분이므로 유치원에 충분한 야외 놀이공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이들은 야외공간에서 맘껏 뛰어놀면서 서로간의 협동심과 배려심을 배우고 창조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 그 속에서 인성과 사회성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실외 환경이 없다면 실내에 대체할 공간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실내 환경도 연령별 특성을 잘 고려해 구성 되었는지, 아이들의 흥미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인지도 살펴야 한다. 또한 집에서 유치원과의 등'하원 거리도 20분 이내로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을 갖춘 곳을 선택하면 좋다.

◆정서 함양 커리큘럼 있는가

유아기에는 문자나 숫자 세기를 조금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잘못 접근하면 오히려 나중에 학습자체에 싫증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오감을 활용해 사물을 탐색하는 유아기에는 체험활동을 통해 사물의 원리와 본질을 터득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짠 곳을 선택하는 게 낫다.

유치원 내에 목화, 벼 등을 심어 생태체험을 할 수 있거나 장구, 북, 하모니카 등 음악이나 미술을 커리큘럼에 넣어 활용하는 유치원을 선택하면 좋다. 보건전문대 유아교육과 박순호 교수는 "유아의 전인교육을 위해 심신의 건강과 사회성, 정서 그리고 언어 및 수과학적 기초지식의 발달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마 커뮤니티 활용

유치원 선택에 있어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가 주변 엄마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 엄마 입장에서 살펴본 장'단점이나 실질적 정보보다 알짜배기는 없다. 또 선택할 유치원에 대한 이웃이나 친구들의 '입소문'도 중요하다. 단지 정확한 정보가 필수다. 또 아이들의 입에서 "우리 선생님이 최고 선생님, 너무 좋은 곳"이란 명성이 있는 곳이면 좋은 유치원임에 틀림없다. 아이들은 거짓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서도 엄마 커뮤니티가 활발하다. '엄마는 선생님'( cafe.naver.com/teachingmom),'맘스 홀릭 베이비'(cafe.naver.com/imsanbu.cafe),'유아교육 해오름 광장'(cafe.daum.net/womanking ) 등에서는 지역별로 괜찮은 유치원을 묻는 엄마들의 질문과 답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립유치원 경우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바탕화면의 학교찾기를 누르면 학교정보검색 창이 뜨는데 여기서 각 교육지원청별, 구별 유치원을 검색할 수 있다. 문의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053)757-8706. 사립유치원 경우 대구사립유치원연합회 홈페이지나 053)654-3110~1로 문의하면 된다.

◆2011 유아학비 지원 전면 확대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학년도 유아학비 지원을 만 3,4세까지도 만 5세와 동일하게 소득 하위 70% 이하로 지원한다.(표 참조)

맞벌이 가구의 경우 소득인정액 산정시 현행 낮은 소득자의 소득을 25%를 차감하여 산정한 것을 부부 합산소득의 25%를 차감하여 산정한다. 종일반은 공립 3만원 이내, 사립 5만원 이내로 지원된다. 유아학비 지원단가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지원 금액의 3%를 인상했으며 6천232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번 조치로 저출산 문제 해결 및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어유치원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고를 때 자칫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는 곳이 영어유치원이다. 대구에 통상 '영어유치원'이라는 이름으로 7곳 정도가 월 70만~80만원의 원비를 받으며 성행하고 있다. 일반 유치원의 원비 30만원 정도에 비해 2배가량 비싸다. 원비뿐 아니라 유아들에게 제2외국어를 조기에 가르치는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영진전문대 유아교육과 장현주 교수는 "자유롭게 뛰놀며 정서 함양과 사회성을 길러야 할 유아가 제2 외국어를 배우면 스트레스를 받아 장래 학습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실 '영어유치원'이라 부르는 이들 기관은 유아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되는 일반 유치원과 법적 지위가 다르다.

이들 기관은 학원법의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영어유치원'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어학원 내 유치부' 또는 '유치원 내 영어교육과정'이라고 불러야 한다. 대구사립유치원연합회는 "유치원은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와 같이 정규 교육과정이며 영어유치원은 국내법상 존재하지 않는 교육기관이어서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