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성훈기자의 광고미학] ⑮ 교원L&C, 웰스정수기

친근 콘셉트. 광고에서 약발이 잘 받도록 자주 사용된다. 광고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 '3B ' 즉, Baby(아기), Beauty(미인), Beast(동물) 역시 따지고 보면 보다 더 친근하게 시청자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정수기 광고에서 '우~리집은 얼음나온다'는 귀여운 여자 아이의 멘트는 이를 사야 할 부모들을 원초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우리집 제2의 정수기' 역시 포화상태가 된 정수기 시장에 개별 가정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광고전략으로 다가가고 있다.

요즘 정수기 없는 집은 거의 없다. 렌탈이건 구입이건, 온수가 나오건 얼음이 나오건, 그 종류만 다를 뿐 정수기는 이미 냉장고만큼이나 필수적인 가전제품이 됐다. 정수기 회사는 고민이 깊다. 어떤 이야기에 소비자들이 귀를 열어줄까. 정수기라는 가전제품이 지금의 소비자들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되짚어봐야 한다.

하루라도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없을 만큼 정수기는 이미 우리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정수기는 우리 관심의 대상이 아닌 게 사실이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청소해주는 관리, 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똑같은 맑은 물, 그래서 별다른 의심 없이 매일매일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교원L&C 광고팀은 냉장고는 크기와 성능을 꼼꼼히 따지면서, 에어컨은 전기효율까지 민감하게 따지면서도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정수기는 그렇지 않았다는 데 착안했다. 다 똑같을 거란 착각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남들 따라 브랜드를 스스럼없이 선택하고 있었던 점도 주목했다.

그리고 웰스정수기라는 자사 제품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 첫째, 정수기 앞에 선 사람들을 잠시 생각하게 만들어라. '잠깐, 두 달에 한 번 청소하면 깨끗한 걸까?' '안 쓸 때도 온수를 만들면 전기낭비 아닌가?' '가만, 500㎖의 물을 넣으라는데 두 컵이면 되나?'

지금까지의 정수기는 별다른 걱정이나 의심 없이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러운 어찌 보면 가족 같은 존재였다. 이런 사람들에게 정수기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주는 광고가 바로 웰스정수기의 콘셉트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메시지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흔하디 흔한 빅모델이 아닌 의인화된 정수기 캐릭터를 과감히 모델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친근하게 느꼈던 당신의 집 정수기가 알고 보면 이런 악동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한편 친근 콘셉트의 정수기 업계 광고 대결은 치열하다. 현재 정수기 시장은 지난해 시장점유율 48%로 부동의 1위인 웅진코웨이에 이어 교원L&C,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LG전자 등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 간 2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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