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보람이 있어요."
대구예술대(총장 김정길) 교수와 교직원들이 요즘 영어로 대화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달 초부터 교수 30명, 교직원 20명을 대상으로 한 생활영어 강좌를 시작한 이후 대학본부 곳곳에서 영어 대화 소리가 자주 들린다. 교수들은 월요일과 수요일, 교직원들은 화요일과 목요일에 각각 이뤄지는 영어강좌는 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회화위주로 진행되고, 학생들의 수업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50분부터 시작된다.
영어강좌기 열리는 날 아침 시간에는 교수들과 교직원들은 학생 신분으로 되돌아간다.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면 새벽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재미에 빠져드는 교수와 교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수업시간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교수들 가운데 영어권 국가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적이 있는 몇몇 해외파들은 동료에게 수업시간 내내 옆에서 좋은 멘토가 되어 주기도 한다.
수업내용도 다양하다. '행동으로 영어단어 맞히기 게임'에서는 한 사람씩 교단으로 나가 제시된 영어단어에 맞춰 온갖 손짓, 발짓에다 몸짓까지 다했는데도 상대방이 엉뚱한 단어로 답해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한다. 간혹 생뚱맞거나 어눌한 영어 발음이 좌중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드는가 하면 흐트러진 수업 분위기를 다잡는 원어민 케이트(24·캐나다) 교수의 매서운 눈빛에 수업 분위기가 금방 진지해지기도 한다.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강좌를 제안한 사람은 이 대학 이희영 재단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학내 전체 분위기를 국제화 수준에 맞추고, 예술대학으로서 아시아 1위를 꿈꾸는 목표에 한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교수와 교직원들 역시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뜻에서 강좌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현재 이 대학 재학생들은 어느 학과를 불문하고 영어와 관련해 최소 4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홍세영(54·교회실용음악전공) 교수는 "처음에는 영어 울렁증으로 가슴이 답답했으나 이제는 자연스럽게 입에서 영어가 술술 나오는 것 같다"며 "학생들의 수업은 물론 연구활동을 위한 원서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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