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올해 우리나라 대표 공연도시, 아시아 공연예술의 중추도시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공연중심도시 대구'를 표방한 것. 이는 한해 대구의 무대에 300여 편의 공연작품이 오르는 등 서울을 제외하고는 가장 공연문화가 풍성하다는 자신감에서 나왔다. 전문가들도 봄에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여름 국제호러연극제, 가을 국제오페라페스티벌, 겨울 넌버벌페스티벌 등 사계절 테마공연이 열리는 대구를 지방 최대의 공연문화도시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구가 과연 진정한 공연중심도시의 닉네임을 얻을만한 자격이 있을까?'란 의문에 물음표를 붙이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유는 공연문화산업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음향·조명·영상·무대미술 및 제작·무대의상·분장 및 특수분장 등의 공연무대산업이 척박한 탓이다.
현재 대구에 뮤지컬, 오페라, 무용, 국악 등을 위한 무대제작소는 2곳뿐이다. 그나마 한 곳은 규모가 영세하다. 무대의상을 제작하는 곳도 5, 6곳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문화계에서는 "대구의 공연시장이 서울 업체들의 배만 불리는 무대로 각광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대구에 대형 공연이 많이 열리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의 공연산업이 척박한 탓에 서울의 업체들이 지역 시장을 장악, 공연을 통해 얻은 수익이 몽땅 서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 배성혁 대구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은 "대구시가 진정한 공연중심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공연문화의 소비뿐만 아니라 공연 인프라 생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대구EXCO에서 열리는 'STAGE EXPO 2010'이 주목받고 있다. 음향·조명·영상·무대미술 및 제작·무대의상·분장 및 특수분장 등의 공연무대산업을 총집합한 국내 최초의 전시회이기 때문이다.
대구EXCO 한 관계자는 "대구가 공연문화산업의 유통과 소비 측면은 서울 다음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창작과 생산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모지"라며 "이를 극복하지 않는다면 '공연중심도시 대구'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연무대산업전을 국내 최초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STAGE EXPO는 한국무대미술가협회가 주최하고 ㈜이오컨벡스가 주관해 열린다. 또 대구를 공연문화도시로 우뚝 세운 대구뮤지컬페스티벌(DIMP)·대구오페라축제(DIOF)·대구국제무용제(DIDF)·대구국제재즈축제(DIJF)는 물론 한국연극배우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등 우리나라 공연무대 생산산업의 주축들이 대거 후원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STAGE EXPO의 활성화가 곧 공연중심도시를 표방한 대구시의 공연산업을 진정한 비즈니스장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뉴욕·라스베이거스(Hub)-보스턴(Spoke) 공연산업 시스템처럼 우리나라도 수도권이 공연산업의 생산·유통기능을 담당하고 대구가 수도권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창작·프린지·파일럿 공연의 공급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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