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나 안 美 커닝햄그룹 부사장

"오늘날 강은 추억과 낭만이 있는 장소로 재창조 돼야"

"성공적인 4대 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지역 역사와 문화 등이 어우러진 수변벨트를 조성해 관광자원화한다면 명품 강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강의 개발은 주변 지역에 관광과 휴식처를 제공해 실용적인 가치를 만들어 낼뿐 아니라 그 지역의 명물로서 정신적인 부가가치도 함께 창출합니다."

니나 안 미국 커닝햄그룹 부사장은 지난달 28, 29일 2일간 구미 호텔 금오산에서 열린 낙동강 녹색 수변벨트 조성을 위한 국제포럼에서 '녹색수변벨트를 활용한 투자유치방안'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녀는 "강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흘러왔다. 낙동강은 많은 문화적 유산을 품고 있으며, 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낙동강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며 화두를 열었다.

니나 안 부사장은 "예전의 강은 농업용수와 산업의 용도로 활용되는 등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처럼 취급을 받아왔다. 그렇다보니 강이 오염되고 사람과 멀어지는 등 폐허로 변했다"면서 "오늘날의 강은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강으로 재창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1997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이 3가지 목적을 가지고 미국 10대 강을 선정해 개발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미시시피강, 에리오그란데강 등을 10대 강으로 선정해 개발을 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3가지 목적은 강을 정비해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환경보호 차원과 강 주변에 관광단지 등을 조성해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는 것, 강에 얽혀있는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녀는 "낙동강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주장한 3가지 목적에 가장 부합한다. 낙동강 주변에는 관광자원화할 수 있는 문화적 유산이 많다"고 했다.

니나 안 부사장은 "미시시피강 상류에 미국 미니아폴리스라는 도시는 밀 농사가 한창 일 때 제분 공장도 많이 들어서고, 사람도 몰리고 해서 상당히 발달했었다. 그러나 산업시대가 지나면서 공장들이 문을 닫아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다"며 "이 때 강의 수변공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세워 축구장, 미술관 등을 조성해 지금은 강을 개발해 새롭게 탄생한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했다.

반면 강을 잘못 개발한 경우도 예를 들었다. LA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이 매년 홍수가 나 많은 피해를 입자, 강 주변에 콘크리트로 높은 둑을 쌓아 홍수를 방지했다. 둑 밑으로 고속도로가 지나다니고 사람들이 다니지만 시민들은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강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어 삭막한 강으로 변해버렸다.

이 강은 토목 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이지만 강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행정으로 강을 망친 사례이다. 최근 LA시는 강에서 휴식을 하고 즐길 수 있는 수변공간을 조성해 잃어버린 강을 되찾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녀는 강을 복원하는데도 2가지 형태가 있다고 강조했다.

"레저시설 등 엔터테인먼트를 도심에 집중해 관광활성화를 시켜야하는 도심형과 지역 특색 및 문화와 연계해 개발하는 시골형이 있다"고 밝혔다.

"낙동강은 그동안 개발이 안돼 많은 퇴적물이 쌓여 상당히 오염이 됐을 것"이라며 "강 개발은 자연을 보호하고 아름다움을 더해 주변지역을 관광과 휴식처로 만들어 경제적·실용적 부가가치를 줄뿐만 아니라 정신적 부가가치도 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커닝햄 그룹 건축 설계회사 엔터테인먼트부서 니나 안 부사장은 1982년 샌프란시스코 대학교를 졸업했다. 롯데월드, 롯데건설, 현대건설, 삼성 에버랜드, KT, 신안월드,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프로젝트의 조언을 했다. 저서로는 '세상에 환상을 입혀라' '꿈을 디자인하는 여자'를 출간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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