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멸종위기 문경 영강 수달, 잦은 로드킬

집단서식지 추정되나 대로변 안전펜스 없어

문경 영강에서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여기에 수달이 차에 치여 숨지는 로드킬까지 자주 발생함에 따라 정확한 수달 서식 실태 조사 및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20분쯤 문경시 흥덕동 영강 부근 영강대로에서 수달 한 마리가 숨져 있는 것을 지나가던 운전자 정모(50·안동시)씨가 발견, 기자에게 알려왔다. 사체가 굳지 않은 채로 발견된 수달은 꼬리를 포함해 길이 120cm 정도 크기로 수컷 4, 5년생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몇달 전에도 이 부근에서 수달이 로드킬을 당한 적이 있다"며 "수달이 밤사이 영강에서 도로로 올라왔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앞서 마성면 진남교반과 호계면, 영신동을 잇고 있는 영강 10km 구간에서도 수달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적지 않다. 주민 김모(55·여)씨는 "최근 영강에서 수달 3마리가 떼지어 가는 것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목격했다"며 "2년 전부터 수달이 자주 목격됨에 따라 주민들은 영강이 수달 집단 서식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국도유지관리사무소 관계자도 "경북 북부지역에서 수달이 로드킬을 당한 것은 영강 주변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영강은 문경새재와 주흘산, 상주 화북면 등에서 시작돼 진남교반과 호계면, 점촌동을 지나서 상주 함창읍과 사벌면 퇴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지방 2급 하천으로 낙동강 수계의 제1지류이다. 문경에서 수달은 지난 2005년부터 문경새재도립공원 부근에서만 목격돼 왔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영강에 사는 수달이 죽은 채 발견됨에 따라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문경지역에는 수달 이외에도 산양, 하늘다람쥐, 황금박쥐 등 여러 종류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만큼 천연기념물 서식에 대한 조사와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경시 한 관계자는 "문경새재와 영강 등에 수달 서식처 용역 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강대로를 수달보호구간으로 지정해 차량 과속을 제한하는 경고 표지판 설치와 수달의 접근을 막을 안전펜스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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