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KTX 요금, 느린 열차는 값싼 요금 적용해야

이달부터 KTX 2단계 구간(대구~부산)이 개통된 뒤 요금을 놓고 말들이 많다. 몇몇 역에만 정차해 운행 시간이 짧은 열차나 많은 역에 정차해 운행 시간이 긴 열차나 같은 요금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동대구 구간의 경우 운행 시간이 1시간 40분인 열차와 1시간 51분인 열차의 요금이 동일하다. 서울~부산 구간의 경우도 운행 시간이 2시간 18분인 열차와 2시간 40분인 열차의 요금이 같다.

많은 철도 승객들이 비싼 요금을 부담하면서까지 KTX를 이용하는 것은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KTX 외에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세 열차를 구분하는 기준은 얼마나 많은 역에 자주 정차하느냐와 운행 시간, 요금이다. 가장 많은 역에 정차하고 운행 시간이 긴 무궁화호 열차의 요금이 가장 싸고, 새마을호, KTX 순으로 요금이 비싸다.

그렇다면 같은 KTX라 해도 느린 열차와 빠른 열차의 요금이 달라야 한다. 더 많은 역에 정차해 운행 시간이 10분에서 20분이나 더 걸리는 열차의 요금을 똑같이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일본 신칸센이나 다른 외국의 철도 요금 체계도 운행 시간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다. 더욱이 코레일은 평일 요금보다 주말 요금을 더 받고 있지 않은가.

코레일은 12월 중순경 서울~부산 구간을 2시간 8분대에 논스톱으로 주파하는 KTX를 시범 운행하고, 수요가 많으면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역별 민원을 모두 수용하다 보니 정차역이 너무 많아 고속철이 '저속철'이 됐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이다. 노선과 거리만을 기준으로 한 코레일의 KTX 요금 체계는 고객 편의를 무시한 발상이다. 운행 시간까지 반영해 개선하는 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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