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상관없는 상급기관

"우리랑 상관없어요."

포항국도유지건설사무소의 한 간부가 가드레일 임의 훼손 업체에 대해 울진출장소가 안일한 행정으로 일관했다는 본지 보도(2일자 8면)를 접한 뒤 내뱉은 말이다.

울진출장소에 대해서는 예산만 편성해줄 뿐 모든 책임 소재는 해당 소장에게 있다는 의미였다. 가드레일 임의 훼손은 사법처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3년을 넘게 울진출장소가 원상복구를 요청하는 공문 몇 장만 발급하며 느슨하게 대처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상급기관이 "멀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 전적으로 울진출장소 소관이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출장소의 재량권이 얼마나 컸을까 예상이 된다.

주민들은 업체와 해당 기관의 묵인,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매일같이 운전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그것을 모른 체하다니요. 국가재산을 함부로 훼손하는 행위를 적극 제재하지 않은 것을 보면 묵인이나 유착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지요." 주민들의 불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울진출장소는 태평이다. 공문 몇 장에 할 일 다 했고, 지금은 업체가 허가를 받았으니 과거 따윈 상관없다는 태도다.

가드레일 임의 훼손으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야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모르겠다. 해당 기관은 지금부터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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