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을 뽐냈다. 지난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합의가 안 되면 비행기를 안 띄우겠다'고 한 발언의 효과에 대해 질문을 받자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 총재들은 상업 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우리 공항만 폐쇄하면 못 떴다. 그런데 이번 정상들은 전부 자기 비행기를 타고 오기 때문에 (합의가 안 되더라도 비행기 이륙을) 막기 힘들다"고 답해 폭소가 터졌다.
또 중국 기자가 우리말로 환율에 대해 질문을 하자 "아… 한국말로 합니까. 좋습니다. 중국의 관심사죠"라며 반가움을 표시했고, 개헌 관련 질문에 대해선 견해를 밝히면서도 "너무 크게 다루지 말고 G20을 크게 다뤄달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취임 후 다섯번째 공식 기자회견이었던 이날 회견은 50여 분간 이어졌다. 짙은 회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단한 이 대통령은 시종 여유 있는 목소리와 제스처로 답하면서 서울G20의 과제와 의미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가끔 준비한 자료를 보기도 했지만 총 11가지의 질문에 막힘 없이 자신있게 답변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워낙 열심히 공부하셔서 전문지식을 갖춘 보좌관들보다 주요 의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계신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 연단 좌우에는 G20 정식 회원국인 20개국과 초청 5개국, 유엔기 등 모두 26개의 국기가 배치됐다. 내외신 기자 160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정부 측에서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사공일 G20 준비위원장,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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