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도 줄줄이 올려

국고채 등 시장금리 바닥 찍고 반등

내리기만 하던 은행 예금 금리가 바닥을 찍고 오름세를 보이면서 예금 생활자들의 얼굴이 다소 밝아지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은행들도 이를 반영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을 보이던 채권시장이 진정되면서 당분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닥 찍은 예금 금리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9월 말 3.50%였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일 3.55%로 0.0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 이후 첫 반등이다. 우리은행도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연 3.45%에서 3.65%로 올리는 등 정기예금 금리를 종전보다 0.1~0.2%p 높였다. 신한은행도 1년 만기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초 연 3.55%에서 3일 3.70%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의 예금금리는 지난달 19일 연 3.4% 수준에서 이달 들어 3.6%까지 올라섰다. 외환은행의 1년 만기 '예스큰기쁨예금' 금리도 연 3.68%로 10월 말 3.5%에서 0.18%p 올랐다. 기업은행의 '실세금리 정기예금'의 경우 1년제 금리는 변동이 없지만 2년제와 3년제 금리(2일 기준)는 10월 말 이후 각각 0.14%p, 0.13%p 상향 조정됐다.

이처럼 은행권이 예금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시장금리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5일 연 3.0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하며 3일 3.43%까지 상승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AAA 1년물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는 1일 전 거래일 대비 0.1%p 오른 3.15%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은행채 금리 평균이 2.95%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2주 만에 금리가 0.2%p나 상승한 셈이다. 그동안 예금 금리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와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이어왔다. 특히 외국인들의 채권 매입이 급증하면서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그러나 최근 자본유출입 규제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채권금리 하락세도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금 금리 상승 이어질까

금융권은 당분간 예금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과열됐던 채권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채소값 폭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고 덩달아 예금 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지속적인 상승세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데다 은행들이 예금으로 유치한 자금을 운용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예금 금리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일 수 있는데다 물가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어느 선까지 오를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며 "당분간 단기예금에 투자하면서 금리가 충분히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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