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79년 8월 이탈리아 나폴리 만에 있는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로마에 버금가는 도시였던 폼페이를 덮쳤다. 폭발의 전조는 진동과 지진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느 때나 다름없는 지진이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베수비오 산은 900년이 넘도록 분화하지 않은 산림이 울창한 아름다운 산이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산이 갈라지면서 불덩어리와 용암이 비 오듯 쏟아졌다. 먹구름 같은 거대한 연기가 100리 밖에서도 보였고 붉게 물든 능선 여기저기서 불길이 치솟았다.
도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소리 없이 덮쳐온 화산재가 도시의 주민들을 포함해 살아있는 모든 것을 질식시켰다. 천신만고 끝에 해변으로 도망 나온 사람들도, 이들을 구하러 온 로마 함대의 장병들도 바다까지 밀어닥친 화산재와 불덩이에 스러져갔다. 도시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데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 대참사를 '폼페이 최후의 날'이란 영화와 소설 그리고 그림으로 선연하게 떠올린다. 인류가 관찰한 유사 이래 가장 큰 화산 폭발은 1883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이라고 한다.
실제 관찰되지는 못했지만 기록에 남은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화산 폭발은 백두산 화산 폭발로 추정하고 있다. 백두산 대폭발이 해동성국으로 불리던 발해의 멸망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그 백두산이 다시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지진국은 2014년 말 폭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가 크게 축적된 백두산에 영향을 미쳐 예상보다 이른 2012년 12월경에 폭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백두산이 1천 년 전과 같은 규모로 폭발할 경우 마그마 분출량이 최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1천 배가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폭발이 정말 일어난다면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백두산 천지에 대재앙이 엄습해 오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폼페이가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로 잿더미가 된 지 2천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과학문명의 시대에도 인간은 화산 폭발에 여전히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화산 폭발을 신의 분노로 여겼던 로마시대나 지금이 다를 게 뭔가.
조향래 북부본부장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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