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외국 서비스업체가 국내에 상륙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11년 전 국내 진출 불과 4년 만에 점포 수가 75개에 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피시장을 장악했다. 단순 점포수뿐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저변이 넓어지고 마니아층도 두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 등에서 30년간 마케팅 실무를 쌓고, 국민대 교수로 있는 김영한 마케팅 MBA(주) 대표는 이런 스타벅스의 마케팅에 주목하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양재선 마케팅 팀장을 만나 그 속에 담겨 있는 77가지 감성 마케팅을 찾아냈다. 양 팀장은 미국 시애틀의 작은 커피숍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스타벅스에 대해 "확실한 콘셉트, 절대적인 품질 추구, 마음이 담긴 고객 서비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77가지를 나열하기만 해도 광고미학 코너가 채워질 것 같다. 공감이 많이 가는 것을 중심으로 스타벅스에 숨겨진 마케팅의 비밀을 살짝 들여다보기로 하자. 첫째는 타깃이 분명했다. 감성 세대를 잡아라. 즉 젊은 여성을 공략한 것이 주요했다. 이는 영화 '칵테일'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의 말을 정확하게 실천한 것.
"상점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먼저 젊은 여성들을 손님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면 그 여성들을 따라서 남성들이 제 발로 찾아오게 된다." 타깃은 곧 핵심 고객이 되고,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타벅스는 '젊은 여성은 감성 소비의 여왕'이라는 것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예쁘고, 재미있고, 자기 개성에 어울리는 스타벅스의 감성 마케팅은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감성 세대에겐 불황이 없다 ▷맞춤 서비스를 하라 ▷로맨스를 맛보게 하라 등의 마케팅 전략도 동시에 구사했다.
'감성 마케팅 5P'도 흥미롭다. 먼저 Product(제품) 측면에서는 대표 상품을 만들어라, 새로운 입맛을 선보여라, 항상 신선함을 유지하라, 계절별 메뉴를 개발하라, 오늘의 음료를 선보여라, 아침 시장을 잡아라,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하라, 고객 감동 아이디어를 개발하라 등의 개별 전략을 도입했다. Price(가격)에서는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쓰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으며, 문화적 욕구 충족과 품질에 목숨을 거는 방향으로 밀어붙였다.
Place(유통) 쪽에서는 오감(五感)이 모두 즐거운 재충전의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도록 했으며, 주요한 길목보다 디지털 세대와 감성 세대의 문화공간이 되도록 자리매김했다. Promo tion(촉진)도 다양한 루트를 이용했다. 입소문, 문화 마케팅, 공익 마케팅, 지역 밀착 마케팅, 자생적 커뮤니티, 공색 마케팅 등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좋은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을 함께 구사했다.
마지막 P는 People(사람). 마케팅의 제1요소가 사람이라는 것을 스타벅스는 꿰뚫고 있었다. 감성 사원을 선발하고, 내부 직원이 고객이 되게 하는 것은 기본. 자부심과 철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직원들은 스타벅스 서비스 표준의 한 요소가 됐고, 바리스타 역시 자체 훈련으로 잘 양성된 커피 전문가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벅스는 철저한 감성 리더십으로 무장했다. '감성이 감성을 낳는다'는 말을 신뢰했으며, 직원을 동업자로 여겼으며, IT로 감성 정보를 수집해 감성 콘셉트로 고객들을 유혹했다. 한마디로 감성 마케팅의 승리다.
한편 스타벅스 로고는 3명의 동업자가 1972년 미국의 시애틀에 스페셜 커피를 배전해 판매하는 커피 매장을 오픈했다. 이 3명의 동업자는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커피를 사랑하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에서 '스타벅스'(Starbucks)를 생각해 냈다. 노르웨이 목판화에 나오는 상반신을 벗은 '사이렌'이라는 인어를 심벌로 선택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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