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멍청한 짓'으로 우승을 놓친 롤러 스피드 스케이터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그 멍청한 짓의 수혜자가 바로 대구 출신 한국 선수여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에는 '멍청한 스케이터' '스케이터가 너무 일찍 환호해 세계 롤러 스피드 스케이팅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는 동영상이 게재됐다. 동영상은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콜롬비아 가르네에서 열린 '2010 세계 롤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중 27일 열린 '남자 주니어 20,000m 결승' 경기 일부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 콜롬비아 국가 대표 알렉스 쿠야반떼(Alex Cujavante)는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우승을 직감했는지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괴성과 함께 가슴을 수차례 치며 미리 우승을 만끽했고 자신의 위대함을 알렸다.
그러나 쿠야반떼의 거만한 행동은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더 이상 질주하지 않고 우승 세레모니에만 몰두하는 사이 2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전력 질주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 쿠야반떼의 실수 덕에 우승을 차지한 역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 대표 이상철(16) 선수로 대구 경신고에 재학 중이다. 이 동영상은 하루 만에 1만3천 건 가까이 조회됐고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동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코미디 한 편을 본 것 같다" "콜롬비아 선수 정말 설레발의 달인이다" "멍청한 스케이터 덕분이 아니라 이상철 선수의 근성으로 우승한 것"이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상철 선수는 "마지막바퀴 때 1등이 세레모니를 너무 빨리 하기에 끝까지 열심히 쫓았다"며 "'떡도 나오기 전에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는 우리나라 교훈을 꼭 쿠야반떼 선수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웃었다.
쿠야반떼는 비디오 판독 결과 마지막 바퀴에서 미국 선수를 미는 모습이 발각돼 어차피 실격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역전 우승의 주인공인 이상철 선수는 1994년생으로 '2010 세계 롤러 스피드 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 한국 주니어 국가대표로 출전해 10,000m, 5,000m 계주 우승에 이어 쿠야반떼의 실수로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생애 처음으로 국가 대표 유니폼을 입은 이 선수는 장거리 선수로 지구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경기 조율 능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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