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일상화한 멧돼지 도심 출몰, 대책 세워야

멧돼지의 도심 습격이 일상화하고 있다. 어제 오전엔 몸무게 55㎏짜리 암 멧돼지 한 마리가 대구 달서구의 아파트 단지와 학교에 나타났다. 이 멧돼지는 4시간 동안 도심을 휘젓고 다니다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었으나 달서구 일대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멧돼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최근 멧돼지는 도심은 물론이고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에도 출몰이 빈번하다. 이로 인해 멧돼지와 접촉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들이 다치거나 숨진 경우도 있었다. 오늘 오전에도 충북 청주시 도심에 멧돼지 6마리가 나타나 사무실 유리창을 깨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이나 119구조대가 출동하기 전까지 주민들은 멧돼지 공포에 떠는 것 외에는 달리 대처할 방안이 없다.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은 것은 천적이 없는 탓에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 때문이라고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전국의 멧돼지 서식 밀도는 ㎢당 3.8마리(2007년 기준)로 적정 밀도인 1.1마리를 3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멧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국 19개 시'군 수렵장의 멧돼지 포획 개체 수를 두 배로 늘렸다.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멧돼지의 서식 밀도와 서식지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막연히 개체 수가 급증했고 영역 확보에 실패한 멧돼지들이 도심으로 내몰려 출몰이 잦다고 말할 뿐이다. 특히 대도시 주변에선 인명 사고 우려가 커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멧돼지 포획 허가를 내주기도 힘들다. 따라서 먼저 대도시 주변 야산의 멧돼지 서식처부터 정밀 조사하고, 도심 진입 차단 시설 설치 등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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