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립중앙아트홀' 개관 1달만에 애물단지?

61억 들여 부실공사 논란

포항시가 최근 건립한 '포항시립중앙아트홀'이 좁은 공간과 미흡한 관람환경, 안전성 등으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61억원을 들여 덕산동 옛 시민회관 1천175㎡ 부지에 전시장과 공연장, 주차장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의 '포항시립중앙아트홀'을 지난 9월 말 개관했다. 이 아트홀은 도심 복합문화공간 조성 및 상권활성화를 위해 건립됐다.

하지만 전시장과 소공연장 등이 협소해 전시와 공연환경이 열악한데다 관련 시설마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1층 전시장(280㎡)의 경우 작품 20여 점만 내걸어도 꽉 찰 정도로 전시공간이 협소하고 로비도 비좁아 대규모 전시 및 내실 있는 행사가 어려운 데다 주변에 유동인구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2·3층 소공연장(280석)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소공연장 좌석이 좁고 급경사로 설비돼 있는데다, 무대에 '음향판'마저 설치돼 있지 않아 관람객들이 공연환경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음향판은 무대 좌·우·천장에서 음향을 관람석으로 향하게 하는 무대 필수시설물이다. 주차시설도 열악해 2단 기계식 주차기를 모두 가동하더라도 수용 대수가 21대에 불과해 관람객들은 주차 장소를 찾아 아트홀 주변을 헤매기 일쑤다. 시설 안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층 전시장 옆 배관시설 공간인 비트(가로·세로 80㎝, 높이 5~6m)의 여닫이문 안에는 철망 등 안전장치나 경고판 등이 없어 추락위험에 노출돼 있고, 2층 휴식공간(60여㎡)에는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으로 방부 처리한 건축 외장재용 바닥재가 깔려 있다. 이 바닥재는 내장용 가격의 30% 수준으로, 햇빛 등 열을 받으면 카드뮴 성분이 유출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인 김모(37) 씨는 "상당수 시설물이 제대로 쓸 수 없을 정도로 설계상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61억원의 값어치를 전혀 못하는, 한마디로 부실투성이의 시설물"이라고 꼬집었다.

육거리 상인 김모(58) 씨는 "관람객들이 거의 찾지 않아 도심 상권 활성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도심에 소공원을 짓는 것이 혈세도 절약하고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좁은 부지 탓에 전시·공연장이 작을 수밖에 없다"며 "당초 전시· 공연장을 함께 넣으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고 인기 있는 공연 때는 시민들이 서서 관람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