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내 생애 첫 차'를 사려는 이들에게 소형차는 관심 밖 대상이었다. 경차만큼 저렴하거나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지도 못했고, 준중형차에 비해 작고 힘도 떨어졌다.
2일 현대차가 내놓은 신형 엑센트는 잃어버린 소형차 시장을 되찾겠다는 야심 찬 시도다. 준중형차에 버금가는 동력성능과 안전·편의 장치를 갖췄고, 경차 못지않은 경제성과 너른 실내공간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름도 소형차의 대명사로 통하던 '엑센트'로 되돌렸다.
3일 오후 소형세단 엑센트를 직접 몰아봤다. 대구-포항고속도로를 거친 뒤 영천댐을 돌아 경북 경산시로 돌아오는 160㎞ 거리였다.
◆감각적인 외관과 다양한 편의·안전 장치
신형 엑센트는 현대차 세단의 '막내' 같은 이미지다. 전면부는 신형 아반떼와 아주 비슷한 모습이지만 측면까지 뻗은 날카로운 후미등과 트렁크는 개성이 느껴진다. 소형차이지만 왜소해보이지 않고, 균형감이 살아있다. 베르나에 비해 높이는 1.5㎝ 낮아지고 길이와 폭은 각각 7㎝와 1㎝ 커졌다. 특히 뒷좌석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가 7㎝ 늘어나 무릎공간이 꽤 여유로워졌다.
차량 내부도 싸구려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대시보드와 도어에 사용된 플라스틱과 섬유의 질감은 부드러웠고, 인조가죽 재질의 시트도 질이 높았다. 다만 도어의 윈도 스위치 패드와 각종 조작 버튼들은 고급감이 부족했고, 조작감도 떨어졌다.
다양한 편의 장치는 장점으로 꼽을 만했다. 소형차임에도 버튼시동 스마트키가 장착됐고, 계기판도 시인성이 좋았다. 2단 조절 열선시트와 하이패스 일체형 룸미러, 경제 운전 안내 시스템, 국내 소형차 최초로 적용된 6개의 에어백, 후방 추돌시 탑승객의 목을 보호하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등 각종 편의·안전사양들도 준중형차급이다.
◆무난한 가속력과 안정적인 코너링
버튼키를 눌러 시동을 걸었다. 계기판을 보고나서야 알아챌 정도로 실내가 조용하다. 신형 엑센트는 1천600cc 직분사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1.6 GDI와 1.4 다중분사엔진에 4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1.4 VVT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시승차는 1.4 VVT 모델. 최고출력 108마력, 최대토크 13.9㎏/m를 낸다. 연비는 16.1㎞. 1.6 GDI 모델은 신형 아반떼와 같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m의 힘을 낸다. 공인연비도 동급 최고 수준인 ℓ당 16.7㎞나 된다.
1.4 모델은 전체적인 가속력은 다소 더뎠지만 출·퇴근 등 시내 주행이 주 목적이라면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경제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물론 '젊음의 열정'을 쏟아낼 정도의 동력 성능은 아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시속 140㎞까지는 무난하게 속도계가 올라간다. 최대시속은 180㎞지만 160㎞부터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신형 아반떼를 시승하며 시속 180㎞까지 어렵잖게 속도를 붙였던 점을 떠올리면 1.6 GDI 모델은 더욱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줄 듯하다. 고속 주행 시 안정감도 좋았고 엔진 소음도 무난했지만 하체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까지 잡아내지는 못했다. 영천댐을 휘도는 연속된 급커브길에서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고 달려봤다. 과거 베르나에 비해 차체가 딱딱한 덕분인지 큰 불안감 없이 코너를 돌아나갔다. 엑센트는 도로가 미끄럽거나 자세가 불안정할 때 차량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주는 '섀시통합제어시스템(VSM)을 동급 최초로 도입했다. 가격은 미정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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