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가 더워진다는데…한파·폭설 왜 잦나?

미국 정치권·언론 '온난화 허풍' 논란, 국내선 온난화로 소빙하기 지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 사이에 얼마만큼 연관관계가 있을까. 흔히 기상 이변의 '주범'은 지구 온난화로 알려져 있지만 '지구 온난화는 허구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 겨울 미국 동부 지역이 폭설로 몸살을 앓으면서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지구촌이 더워지고 있다는데 왜 한파와 폭설이 줄기는커녕 잦아졌냐는 근원적인 의문에서 비롯됐다. 특히 산업화 이후로 이처럼 짧은 기간에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늘어나고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됐다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이따금 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던 논쟁에 미 정치권과 언론까지 가세해 파장이 커졌다. 공화당 등 보수 성향 언론매체는 '온난화 증거들은 과학적 허풍'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과 지구 온난화 이론 지지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다수 학계는 '기후는 수 십년에 걸친 결과물이어서 몇 주간 혹독한 날씨가 지속됐다고 지구 온난화를 부인하는 근거가 못된다'는 등 강하게 맞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구 온난화 이론이 지지를 얻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극지기후연구센터는 지구 온난화 탓에 소빙하기 현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센터는 "지난 2천년 동안 남극에는 500년 주기로 소빙하기가 네 차례 발생했는데 현재는 이미 소빙하기 영역에 들어있음에도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때문에 소빙하기 현상이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에너지환경경제연구소도 "지구 온난화가 허구라는 주장은 수익 감소를 우려한 화석연료 업자들을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제기된 것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에 누적된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50만년 동안 180~300ppm으로 안정적이었으나 지난 몇 세기 동안 380 ppm으로 급속하게 오른 것은 인간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촉발된 근거라는 것. 이곳 김종달 소장은 "10만년 주기로 지구 평균기온이 2℃ 정도 오르내렸으나 향후 50년 안에 4℃정도로 급격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지구의 온난화 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며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가뭄, 폭우, 한파 등 이상기후 현상이 현재보다 훨씬 자주, 흔하게 일어날 것이라는게 기상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측이고 보면 인간은 더욱 지혜롭게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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