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청소년 가출,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돼

가출하는 10대가 많아지고, 그 연령도 10대 초반까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이 접수한 가출 청소년 신고 건수는 올해 9월 말 현재 726건으로 지난해 전체 721건을 넘어섰다. 2005년 557건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가출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79곳의 청소년 쉼터를 이용하는 553명을 조사한 결과 첫 가출 평균 나이는 남자 13.3세, 여자 13.8세였다. 여자 가출 나이는 2007년 14.5세에서 1살 가까이 빨라졌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세태에 그 원인이 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면서 부모와 불화가 심해져 가출하는 것이다. 이들은 가출한 뒤, 친구나 가출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곧바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물건을 훔치거나 여학생은 성매매에 나선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10대 여학생의 50% 이상이 가출한 뒤 성매매에 빠진다는 통계도 있다.

가출도 심각한 사회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가출한 아이들에 대해 본인은 물론 사회 전체가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하고 부모도 구태여 찾지 않는다. 실제로 전국 청소년 쉼터에 있는 553명 중 86%가 귀가를 거부했다. 현장에서는 10명 중 한 명 정도만 부모가 찾으러 올 뿐, 대부분 부모는 무관심하다고 했다.

이들의 가출 이유는 부모와의 불화나 부모의 폭행, 지나친 간섭, 의견 차이 등 부모와의 문제가 52%였다. 1차적으로 가출 문제는 가정에서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출 청소년이 늘고, 연령도 초등학교 중'고학년까지로 낮아지는 것은 가정에만 해결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구나 이들이 집단 생활을 하면서 범죄에 빠져드는 것은 당장의 사회문제다.

이들을 보호할 책임은 사회가 져야 한다. 턱없이 부족한 가출 청소년 보호 시설을 더 늘리고, 예방 프로그램 개발과 지속적인 홍보 등으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범죄의 길로 내몰지 않아야 한다. 뒤에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당장 시설을 늘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또 가정에서도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이 보호하지 못하는 아이는 사회도 보호하기가 힘들다. 가정과 사회의 유기적인 협조만이 가출 청소년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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