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 9월 1,800선을 넘은 이후 불과 2개월 만이다. 지수가 1,950선에 이른 현재 지수에서 2~3%만 상승하면 3년 만에 2,000선을 회복하게 된다.
일단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환경은 좋은 편이다. 특히 1,800선 이후 상승세를 이끌어온 국제 유동성이 미국의 제2차 양적 완화 정책 발표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미국 뉴욕증시의 오름세도 여전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추가 부양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미국 달러화 약세를 기반으로 한 유동자금이 아시아 신흥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는 살아나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다소 주춤했던 외국인 매수세는 4일에만 3천261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국내 경제 여건이 탄탄하고 여전히 10배를 넘지 않는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도 외국인 자금을 끌어내는 요인이다. 국제 유동성 확대와 미국 경기 회복, 위험자산 선호 현상 등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낙관만 하기에는 경계해야할 요인들도 적지 않다. 우선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열흘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규모는 줄었지만 펀드 환매 흐름이 이어지면서 투신사들도 쉽사리 '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1,930 위로 뛰어올랐던 3일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2천147억원이 순유출됐다.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결과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그대로 용인될 수 있을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로 달러를 찍어 푸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본격적인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금융위기 직후 양적완화를 통해 1조7천500억달러나 풀었지만 막상 경기 회복세는 더뎠기 때문이다. 따라서 풀린 유동성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가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 완화가 성공하려면 많은 조건이 충족돼야 하고 양적 완화가 성공하더라도 그 효과가 경제에 당장 나타나지도 않는다"며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대세 상승을 논하기보다는 균형 있는 시각에서 증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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