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시장 입구에 SSM이라니…' 지산동 목련시장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물품반입 저지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앞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시장 상인(왼쪽)과 대치 중인 업주가 영업을 포기하겠다며 마트에 있는 물건을 밖으로 던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앞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시장 상인(왼쪽)과 대치 중인 업주가 영업을 포기하겠다며 마트에 있는 물건을 밖으로 던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국내 굴지의 대형마트가 서민들의 생계터전인 전통시장 입구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개점하려 하자 주변 상인들이 개점을 저지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8일 오전 8시 50분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앞에서 홈플러스가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개점을 시도하자 목련시장 상인회 소속 20여 명의 상인들이 물품 반입을 막으며 홈플러스 직원들과 대치했다.

이에 앞서 목련시장 상인들과 동네 슈퍼마켓 연합단체(마트프라임) 회원들은 홈플러스가 7일 오전 2시부터 매장에 물품을 들이려 하자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시작했다.

이날 5t트럭 3대 분량의 물품을 싣고 와 내부 진열을 시작한 홈플러스 측은 오후 9시쯤 간판 교체까지 강행, 주변 상인들의 분노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운석 목련시장 상인회장은 "SSM 입점 때문에 전통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2006년에 정부로부터 10억원을 지원받아 환경개선사업까지 마무리했는데 SSM의 등장으로 투자한 게 허사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8일부터 즉각 영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게 아니다"며 "이곳은 평수가 200㎡(60평)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SSM으로 볼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주변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SSM 주변 상가까지 사들이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시작은 작은 규모로 한다고 해도 주변 상가를 사들여 덩치를 키울 게 뻔한데 입점을 넋놓고 바라볼 수 없다"며 "우리의 생존이 걸려 있는 만큼 SSM 입점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순 대구시장상인연합회 SSM 대책위원장은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에 진입할 수 있는 유통수단은 SSM이 유일한 방법인데 벌써 대구에 27곳의 SSM이 입점했다"며 "전통시장 바로 옆에 SSM을 들여놓고 어떻게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SSM의 잇따른 진출로 골목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올 정기국회 때 관련 규제법안이 통과될 예정이었지만, 여야 대치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