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G20, 대한민국 경제 괄목상대 계기로

11일부터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담이 시작된다.

얼마 전 G20 비즈니스 서밋이 경주에서 성공리에 치러져 G20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고 있다. G20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직후 발표한 공동합의문에서 우리나라에서 G20을 개최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최초로 명시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G20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이 드높아지는 순간이었다.

'못 본 사이에 상대가 깜짝 놀랄 정도의 발전을 보인다'라는 뜻의 괄목상대(刮目相對)는 삼국지(三國志) 오지(吳志)에 나온 고사성어이다.

오나라 손권의 부하 중 여몽이라는 장수가 있었는데 무식한 사람이었지만 전공을 쌓아 장군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여몽은 손권으로부터 무공만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한다는 충고를 받는다. 그 후 여몽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학문에 정진하여 지식을 쌓고 사물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하루는 중신 중 가장 유식한 노숙이 전시 시찰 길에 여몽을 찾아가 만났다. 대화를 나누던 노숙은 여몽이 고매하고 식견이 밝은 데에 깜짝 놀란다.

"여보게, 자네 언제 그렇게 공부했나. 이제 오나라에 있을 때의 여몽이 아닐세, 그려."

노숙의 감탄에 여몽은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이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난 후 다시 만나면 '눈을 비비고 대면할(刮目相對)'정도로 달라져야 하는 법이라네."

G20은 대한민국 경제가 또 한번 괄목상대할 수 있는 기회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30년과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폐허가 된 적이 있었다. 생산시설 하나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 외국의 원조에 의존해 연명했고 당시 GDP는 67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1, 2위를 다툴 정도였다.

그러나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통해 폐허 속에서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했다. IMF라는 경제위기 상황에 부딪혀 시련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우리는 이 모든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냈다. 그리고 이제 세계 정상들의 모임인 G20의 의장국이 되기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에서 G20이 개최된다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유엔의 도움을 받던 나라였던 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한 지 19년 만에 지구촌 문제를 논의하는 G20의 의장국으로 선정된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주도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들의 의견을 조율하게 되면서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도 분명한 일이다.

필자는 이 기회를 통해 우리의 경제 또한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여기의 중심은 세계최고라 자부하는 정보통신(IT)기술이며 그 중심에는 스마트(SMART)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 아이폰 도입으로 촉발된 스마트는 스마트워킹, 모바일 오피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강력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KT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워킹은 향후 대한민국 민간 기업들이 저비용 고효율의 경쟁력을 갖추고, 우수인력이 육아 등의 문제로 사장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몽은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여 괄목상대했다.

그 계기가 바로 손권과의 대담이었다. 마찬가지로 G20 정상회담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괄목상대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답보상태로 머물고 있다. 기업들은 여몽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변화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세계적 수준의 IT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이번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스마트 혁명을 적극 활용하여, 세계가 다시 한 번 놀랄만한 괄목상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석호익(KT 부회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