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아시안 잉글리시

리처드 파월 지음/ 김희경 옮김/ 푸른숲 펴냄

한국인들에게 스트레스와 콤플렉스를 불러일으키는 표준 영어와 완벽한 발음은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표준 영어를 끌어안고 끙끙대고 있을 때 우리의 가까운 이웃들은 완벽함보다는 소통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이미 영어는 아시아인들이 소통하는 데 가장 많이 쓰는 언어이며 그 중 싱글리시(싱가포르), 타이글리시(타일랜드) 등 다양한 변형 영어들이 나타나고 있다.

영어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이고 아시아인들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언어 가운데 하나다. '유엔미래보고서'는 2020년이 되면 아시아의 영어가 세계 영어를 주도한다고 예측한다. 따라서 많은 아시아인들에게 영어 실력은 누구나 갖춰야 하는 필수 '스펙'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영어는 표준 영어가 아니다. 저자는 싱글리시, 타이글리시, 콩글리시 등을 '틀린 영어'가 아니라 '또 다른 영어'이며 '세계 영어들'(World Englishes) 중 하나로 공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리처드 파월은 영국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아시아에서 25년간 살아온 법학자이자 언어학자이다. 영어의 아시아식 변형뿐만 아니라 영어로 인해 생겨난 아시아의 사회경제적 변화까지 통찰한다. 267쪽. 1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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