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진(42) 국회사무총장 비서실장은 권오을 총장의 복심으로 통한다. 11년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면서 표정만 봐도 의중을 알아챌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국회의원이나 사무총장으로 생각해보질 않았습니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한 번 죽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가 좋아 모시는 것이지 높은 사람에 고용돼 일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권 총장과의 첫 인연은 15대 국회 당시 농어민신문사 기자로 근무할 때였다.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걸어왔지만 권 총장만은 직접 찾아와 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등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던 게 인상적이었다.
"농어민들 삶의 질적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했습니다. 당장 사표를 내고 권 의원과 일을 하고 싶었지만 사정상 윤철상 전 의원실에 먼저 들어가게 됐고, 2년 후에야 권 의원실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실장은 15대부터 17대까지 권 의원실에서 행정·정무 총괄역을 담당했다. 권 의원이 18대 국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자 다른 의원들의 스카우트 제의도 뿌리치고 권 의원의 귀국을 기다렸다. 귀국 후 권 의원과 함께 지인을 총동원해 '오늘'이란 포럼을 만들었고, 모임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정치권 공부 모임인 '오늘'은 지금까지 51회 모임을 열었고,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초청 강연자들 덕분에 인기 모임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는 요즘 국회사무처의 각종 핵심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주차장 개선, 국회의원 전용 엘리베이터 도입 등 논란이 일고 있는 현안에도 개입돼 있다. 이와 관련, 이 실장은 "발전적 개선안에 일부 비판이 일고 있어 골치 아프지만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앞으로 국회 홍보활동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안동 예안면에서 태어나 포항 대송초교를 졸업했다. 이후 부산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서울에서 대학(서울대 농대)을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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