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형사 서피코' 13일 오후 11시

정의로운 경찰에 관한 이야기다. 경찰 내부의 부패한 시스템과 싸우는 한 경찰의 고독한 투쟁에 관한 영화다. 또 '형사 서피코'(1973)는 '대부'(1972)로 이제 막 스타덤에 오른 알 파치노의 실질적인 두 번째 작품이다. 그는 수염을 기른 독특한 형사로 등장한다. 친구도 없고 동성애자로 오인 받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여자 친구는 떠나가고, 그렇게 처절한 시스템과의 싸움은 물론 그 스스로와의 싸움에도 기진맥진한 알 파치노의 명연기는 '형사 서피코'의 중요한 볼거리다.

줄거리는 이렇다. 수염이 덥수룩한 서피코 경관이 총에 맞고 차로 실려 간다. 죽을지 살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영화는 과거 시제로 넘어간다. 이제 막 뉴욕 경찰이 된 서피코는 자긍심에 불타 매사에 열심이다. 하지만 수염을 기르기도 하는 등 그의 독특한 외모와 언행은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찰로서 그의 자존심은 위협받기 시작한다. 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일을 소홀히 하는 경찰, 남이 잡은 범인을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말하는 경찰 등 자기처럼 일에 긍지를 지니고 있는 경찰이 얼마 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서피코는 돈이 든 봉투를 편지인 줄 알고 전해 받는데 그 사건이 불씨가 돼 경찰들 사이에서 만연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자 고위층에 수사를 여러 번 요청한다. 특히 마약담당 경찰들의 부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공공연한 묵인 하에 경찰들이 떼거리로 모여 돈을 나누고 수금을 하는 상황이 오래도록 계속돼 왔다. 1년 넘게 그 일을 해서 집을 장만하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게 청렴한 서피코는 동료들로부터 질시와 협박을 받고 경찰청장을 비롯한 간부들로부터는 적당히 하라는 회유를 받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여자 친구는 그를 떠난다. 서피코는 갈등 속에 마지막 수단으로 '뉴욕 타임스'에 폭로한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의 계속되는 살해 위협에 시달린다.

특히 이 작품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음악이다. '형사 서피코'의 음악은 '페드라', '희랍인 조르바' 등으로 유명한 그리스의 국민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맡아 잊혀지지 않는 애잔한 선율을 들려준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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