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KTX 동대구~부산 구간이 완전 개통됨에 따라 대구'경북에 미칠 파장이 적잖게 걱정됐었다. 서울과 부산이 2시간대로 좁혀지면서 대구가 경유 지역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였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구만이 아니라 관광 특수를 기대했던 경주마저 연계 교통 수단 미비로 그 효과가 기대 이하로 드러났다. 예상했던 바라면 대비가 부족한 셈이고, 예상조차 못했다면 대구시와 경북도 및 관련 지자체는 무능을 비판받아야 한다.
KTX 2단계 개통으로 전체 KTX 승객은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승객이 서울과 부산으로 더 많이 유출되면서 지역 공항과 고속버스 이용객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KTX 2단계 개통 후 일주일간 동대구역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나간 승객은 개통 전 일주일간 승객 수에 비해 2천 명가량 증가했다. 반면 동대구역에서 내린 승객은 개통 전보다 500명 가까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단계 개통 후 일주일간 KTX를 이용해 부산을 방문한 승객은 개통 전보다 1천500명가량 늘었다. 서울역 역시 개통 전보다 승객이 4천400여 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KTX 1단계 개통 이후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서울과 수도권 의료 기관 이용이 급증했었다. 지역 의료 기관들의 서비스 만족도가 떨어진 것이 원인이지만 KTX 개통 이후 지역과 수도권이 '하루 생활권'으로 묶임에 따라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는 현재 금융, 교육, 의료, 유통,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지역 거점 도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가 경북을 아우르는 중추 관리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수도권과 부산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다.
KTX 2단계 개통을 앞두고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대대적 관광 마케팅에 나섰던 경주시는 지금까지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KTX 신경주역에서 주변 관광지를 잇는 연계 교통 수단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관광 경주' 명성을 회복하려 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관광 마케팅' 준비 대신 '홍보 계획'만 홍보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 KTX 2단계 개통은 현재까지 대구'경북에 기회가 아니라 위기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대구는 중추 관리 기능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키워야 한다. 여기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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