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광역단체장을 초청해 놓고 동남권신공항 입지 조기 선정을 촉구하는 언로(言路)를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이 반발하고 있다. 10일 당 소속 영남권 광역단체장을 불러 놓고 최고·중진연석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신공항 입지 선정을 촉구하는 대구·경북 시도지사의 언급을 자제시킨 부산 출신 김무성 원내대표, 서병수 최고위원 등을 향한 불만이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동을)은 15일 "신공항을 입지 선정을 촉구하는 발언을 막은 지도부는 모두 부산 출신으로 그 의도가 너무나 분명하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이 아닌 당 지도부의 신분으로 특정 지역에 편중된 행동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은 "중앙당이 단체장들을 불러 놓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들으려 하느냐"며 발끈했다. 이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이 처한 현안 가운데 이것만(신공항) 민감한가? 온통 민감한 현안들뿐인데 왜 신공항 이야기만 못하게 하느냐"며 "신공항 문제에 대해 대구시장도 부산시장도 전부 발언을 하고, 그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당이 수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다른 지역 지도부들의 이해도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구미갑)은 "중앙당이 주최하는 회의 가운데 최고·중진연석회의는 당에서 경륜 있고 높은 인사들이 모인 자리라서 민감한 문제일수록 해결책을 요구하려는 행위는 지극히 당연하다"며 "의제를 선별하려는 것은 최고중진회의를 그냥 그렇고 그런 의례적인 회의로 위상을 축소시키는 행동"라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해 같은 이야기를 지도부에 전달했던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이날도 "지역 현안을 듣기 위해 당이 마련한 자리 아니냐"며 "바쁜 시도지사 불러 놓고 지역 현안 이야기를 빼라고 하면 그게 무슨 회의냐"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감하든 둔감하든 일단 지역의 목소리를 들어 보고 결정은 나중에 당이 나름대로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며 "지역 현안에 대한 언로 자체를 틀어막는 행위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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